유엔 인권기구가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후보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새 보고관이 북한 정권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강력히 이행하는 방법을 찾고 탈북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권고도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현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후임 후보자로 8명을 공개하고 오는 6월 이사회에서 적임자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새 보고관이 북한 정권의 인권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묻는데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6일 VOA에, 새 특별보고관이 북한에 접근하기 위해 북한 정권에 유화적 태도를 취할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이는 패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물론 특별보고관은 항상 중립적인 모습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편 유엔이 특별보고관을 포함한 특별조치와 특별절차에 의존하는 이유는 끔찍한 인권침해의 광범위한 패턴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별보고관이 있는 경우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보고관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이러한 인권침해를 추적해야 합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인권 문제와 관련한 대북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 정권을 압박할 방안을 특별보고관 개인뿐 아니라 유엔 회원국들이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이 모든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북한 당국자들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북한 (정권)을 압박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누군가가 그저 우리가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인권 문제에 대해 북한 (정권)을 계속 압박하기 위해서는 유엔 회원국들의 많은 의지가 필요합니다.”
미국과 유럽, 한국의 인권 단체들 사이에서는 퀸타나 현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의 정석으로 불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 권고안을 강력히 이행하는 노력이 미흡했고 대북전단금지법 등 주요 사안에 일관적 입장도 보이지 않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제기됐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이런 지적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새 특별보고관은 특히 탈북민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른 북한 정권의 국경봉쇄 등으로 탈북민 숫자가 크게 줄긴 했지만 이미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로버타 코헨 /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
“실제 증거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외부 세계를 본 현재 그들의 시각은 어떤지 아는 것은 매우 좋은 것입니다. 잘 경청하는 자가 되어 탈북민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열린 마음으로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또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 최종보고서는 대북 관여에서부터 책임추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권고안들이 있다며 새 특별보고관은 이 권고안을 잘 검토해 제대로 이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대 6년 임기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정부나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채 개인이 독립적으로 조사해 이를 유엔에 보고하며, 그동안 태국 출신의 비팃 문타폰 쭐라롱콘 법대 교수,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인도네시아 검찰총장에 이어 아르헨티나 인권 변호사 출신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보고관이 3대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