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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조만간 화성 17형 발사 가능성…핵실험은 기상여건에 따라 가을로 미뤄질 수도”


북한이 지난달 26일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화성 17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26일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화성 17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앞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조만간 실패한 화성 17형의 재시험 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재개 징후도 뚜렷하지만 기상 여건 등 때문에 가을로 미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미사일·위성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북한이 조만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7형 시험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18일 VOA에, 최근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이 미국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전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감행 가능성을 보도한 것을 알고 있다며,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통해서도 북한의 도발 징후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루이스 소장] “Kim Jong Un yesterday made a clear reference to simultaneously dealing with COVID-19 situation while also pushing ahead to he used remedy some defects that had occurred in their defense programs. So I interpreted that statement to say that they were going to continue there to deal with COVID but that they were also going to go back and test stuff hwaseong 17 again to fix the problems that caused it to fail on March 16.”

루이스 소장은 “김 위원장은 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대처하면서 동시에 국방 분야에서 발생한 일부 결함을 시정할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언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언급은 북한이 코로나 상황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지난 3월 16일 실패한 화성 17형 미사일의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재시험 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

루이스 소장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코로나를 비롯한 어떤 상황이든 북한의 또 다른 미사일 시험 도발을 미룰 핑계가 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서도 사회주의 경제건설과 국방 건설, 준엄한 방역 시련 극복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대한 문제를 토의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북한이 당장 내일이나 일주일 안에 미사일 시험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평가하면서, 다만 위성 사진을 통해서는 아직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 방한 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술적 준비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갱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 곳에 접근할 수 있는 2개의 서로 다른 길을 내고 있다”며 “현장에서 많은 활동이 포착되고 있고 기술적으로 준비가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곧 장마철로 접어든다며 핵실험 시기가 날씨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 루이스 소장] “One thing I would say is that we're starting to get into the warm and rainy season. So I just don't know when the weather will make it hard for North Korea to conduct conducting nuclear tests. So I would expect one either relatively soon, or once the rains start, and I think it's raining today and tomorrow in North Korea, then those roads become difficult to access nuclear test site. So if it's not soon, you know, we've never seen them do a test in the summer so it could be in the fall.”

루이스 소장은 장마가 시작되면 핵실험장에 관련 장비를 이동하기도 어렵고 도로 상황도 매우 나빠지는 만큼 기상 상황이 핵실험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전 북한 지역에 비소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여름에는 핵실험이 잘 이뤄지지 않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핵실험이 재개되지 않으면 올 가을쯤 핵실험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 시험 발사 등의 도발은 코로나 상황이나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등 정치적인 이유와 관계 없이 기술적 관점에서 실행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 루이스 소장] “North Korea I think we should stop interpreting their missile and nuclear tests as political events and we should see them as technically driven. This isn't about getting our attention or sending us a message. This is about acquiring real military capabilities they could use. This isn't a stunt or a public relations event. It's a developmental program to increase North Korea's nuclear capabilities.”

루이스 소장은 “북한은 외부의 관심을 끌거나 메시지를 보내려 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실제 군사 능력 확보 차원에서 이 같은 실험을 진행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CNN’ 방송은 17일 미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48~96시간 내 ICBM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과거 ICBM 발사 당시 보였던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으며, 위성사진 관측 결과 평양 근처에서 발사 장비와 연료 공급 장비, 차량, 인력 등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미국 군 당국과 정보 기관들은 북한이 이 기간동안 지하 핵실험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17일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에서 지속적인 핵실험 준비 동향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3번 갱도 새 입구 주변에서 내부 활동에 쓰이는 대형 장비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과 공기압축 컴프레서 또는 펌프실로 추정되는 건물이 새 입구 주변에 포착됐고, 장비들과 3번 갱도 내부를 연결하는 것으로 보이는 전선 케이블도 새롭게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2011년 10월부터 약 6년 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최근 연이어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구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최근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내부에 전기와 환기 시설을 설치하는 등 갱도 복구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최근 이례적으로 북한의 이 같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동향을 공개하면서 도발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무부의 잘리나 포터 수석부대변인은 앞서 지난 6일 전화브리핑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준비해 왔으며, 이르면 이달 말까지 핵실험을 실시할 준비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평가”라고 밝혔습니다.

포터 수석부대변인은 “이것은 북한이 최근 밝힌 공식 성명들과 일치하는 평가”라며, “미국은 이 정보를 동맹, 파트너들과 공유했으며, 계속해서 그들과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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