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일본이 주요 20개국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 등 북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3국 장관들은 북한의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3국 간 안보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8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박진 한국 외교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과 한일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3국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The Secretary and Foreign Ministers condemne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unlawful ballistic missile launches and discussed how to expand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The Secretary reiterated the United States’ commitment to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immediate resolution of the abductions issue.”
이어 블링컨 장관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한 미국의 약속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블링컨 장관과 한일 외교장관들은 지난달 29일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한일 3국 정상회담을 토대로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공통 가치와 열망을 지원하고, 인도태평양 전역과 전 세계에서 3국 간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 “Building on the President’s June 29 trilateral meeting with President Yoon Suk Yeol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Prime Minister Fumio Kishida of Japan, Secretary Blinken and the Foreign Ministers discussed efforts to enhance trilateral cooperation across the Indo-Pacific and around the world in support of our shared values and desire for regional peace, stability, and prosperity.”
아울러 3국 외교장관은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또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전쟁과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 “They shared views on the challenges posed by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They also discussed Russia’s brutal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and global efforts to support the Ukrainian people.”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블링컨 장관과 박 장관이 이날 총격 피살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망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에게 거듭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아베 전 총리의 비극적인 사망에 대해 미국 국민들과 함께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 성명] “Together with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 I offer my sincerest condolences on the tragic passing of former Prime Minister of Japan Abe Shinzo. Prime Minister Abe was a global leader and unwavering ally and friend of the United States, whose vision of a Free and Open Indo-Pacific lifted our Alliance cooperation to new heights. We offer our thoughts to Prime Minister Abe’s family and the people of Japan. Together with them and the world, we mourn his passing.”
이어 “아베 전 총리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비전을 통해 미일동맹의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세계적 지도자이자 변함없는 미국의 동맹자이자 친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베 전 총리의 유가족과 일본 국민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그들과 전 세계와 함께 아베 전 총리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하와이에서 열린 회담 이후 5개월 만에 열린 이번 미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소식으로 당초 예정보다 다소 늦게 시작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아베 전 총리의 암살 사건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에게 미국의 깊은 애도를 표했다”며 “이번 일은 매우 충격적이고,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강력한 개인적 상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블링컨 장관] “I had the opportunity to speak with Foreign Minister Hayashi the very deep condolences of the United States on the assassination of former Prime Minister Abe. This is shocking. It's profoundly disturbing in and of itself. It's also such a strong personal loss for so many people. For the United States, Prime Minister Abe was an extraordinary partner and someone who clearly was a great leader for Japan, the Japanese and was also so admired as a global leader and one who during his time in office, brought our relationship between our countries, the United States and Japan to new heights. A leader with great vision.”
이어 “아베 총리는 미국에 특별한 파트너였다”며 “일본 국민에게 분명 훌륭한 지도자였을 뿐 아니라 재임 기간 미국과 일본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린 뛰어난 비전을 갖춘 지도자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장관도 “윤석열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 대해 유족들과 일본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면서 “한국 정부는 이번 총격 사건을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강력 범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박진 장관] “President Yoon Seok-youl has expressed his deepest condolences on the passing of former Japanese Prime Minister Shinzo Abe to his family and the people of Japan. The Korean government strongly condemns this shooting incident as a violent crime that should not be tolerated under any circumstances."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한일 3국 외교장관이 한반도와 역내 문제를 비롯해 글로벌 현안 대응을 위한 3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3국 외교장관은 “북한과 북핵 문제와 관련해 그간 3국이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해 온 점을 평가하고,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으며 앞으로도 3국 간 공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3국 외교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한미일이 우선순위를 두고 다뤄나가야 할 시급한 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강력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하는 한편, 북한의 대화 복귀 견인을 위해 유연하고 열린 외교적 접근을 바탕으로 3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3국 장관은 새로운 지역, 글로벌 도전 과제의 등장 앞에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 등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간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역내 평화와 안보, 번영을 증진시키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박 장관은 한국의 글로벌 중추 국가 구상을 기반으로 인도태평양 역내 자유와 평화, 번영 증진에 적극 기여할 것임을 강조하고, 이러한 차원에서 한미일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나라가 아니라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AFP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서방을 규탄하며 중도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한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외에도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했으며, 이 자리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녹취 : 블링컨 장관] “"Many of the challenges that the world faces that are having an impact on the lives of people, particularly when it comes to food, energy, these challenges have been dramatically exacerbated by Russia's aggression against Ukraine. There is a report by the U.N. development program, just came out that has found that 71 million more people are now in poverty as a result of the aggression."
블링컨 장관은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도전들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식량과 에너지에 관한 도전들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해 극적으로 악화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개발계획(UNDP)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침략의 결과로 추가로 7천 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주요 참가국들의 규탄에 대해 러시아 등이 반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는 공동성명을 내지 못하고 마무리 됐습니다.
또한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회담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9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양국 간 주요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