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가 코로나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색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가 루마니아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습니다. 이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이란군 고위 장성이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정부의 코로나 방역 조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중국 당국이 전국 주요 도시에 공안을 대거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주말만큼 큰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의 강력한 대응에 추가 시위가 무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 주요 매체들은 현지 주민들 말을 인용해, 주말 시위 참가자들이 28일 밤 상하이와 베이징 등지에서 후속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당국이 미리 공안과 순찰 차량을 곳곳에 배치하고, 행인들에게 신분증과 손전화를 요구하는 등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게 차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공안이 사람들 손전화는 왜 요구한 겁니까?
기자) 네. 인터넷으로 현지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후속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중국은 트위터나 유튜브, 텔레그램 등 외국 SNS는 일절 차단하고 웨이보, 위챗 등 자국이 개발한 앱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내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가상사설망인 ‘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말 시위 상황도 이런 방법으로 신속하게 전 세계로 전달됐고요. 또 텔레그램을 통해 후속 집회 장소도 공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시위 관련 게시물도 모두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중국 SNS에는 시위 관련 글이나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고요.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위 관련 보도를 거의 다루지 않고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 신문은 이번 시위 책임을 지방 당국 잘못으로 돌리는 논조를 펼쳤습니다.
진행자) 지방 당국 잘못이라는 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일부 지방정부가 과도한 방역 정책을 시행해서 주민들 불편을 초래했을 뿐, 중앙 정부 코로나 정책에는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중앙 정부가 각 지방 정부 방역 상황을 감독하기 위한 실무단을 파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이번 시위에 외세가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중국 공산당 주요 지도자 가운데 1명으로 전 광둥성 서기 런중이의 손자인 런이 등 중국 유명 블로거들은 웨이보에, 지난 주말 시위를 외세가 선동한 것이라면서 “그들의 목적은 내부 갈등을 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시위 참가자들을 찾는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로이터와 AFP통신 등은 29일 경찰에 출두하라는 당국 전화를 받은 사람들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베이징대 한 학생은 학교 측으로부터 주말 시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서면으로 입증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자는 로이터통신에 “지금 우리는 대화창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필사적으로 지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주말 시위에 대학생들도 많이 참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 출신교인 칭화대와 베이징대 등 중국 내 50여 개 대학 학생들이 교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현재 여러 대학이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학교 당국이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건 역시 이번 시위와 관련된 것이겠죠?
기자) 네. 칭화대와 베이징대를 비롯한 대부분 대학은 학생들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시위를 막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대학은 학생들을 기차역에 데려다주기 위해 버스를 마련했고, 모든 수업과 기말시험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중국 내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평화적 시위에 대한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평화적 시위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는 일관되게 정책, 법, 명령에 대해 평화롭게 항의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중국이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한 권위주의로 나아가고 있으며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도 중국에서 반대 시위가 매우 드물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세계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나토 외무장관 회의가 29일과 30일 이틀 일정으로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열리는 건데요. 나토 30개 회원국 외무장관 외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특별히 참석합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사안들이 논의되나요?
기자) 네. 가장 큰 의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입니다. 그밖에 이번 회의에서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기된 안보 위협과 중국의 새로운 도전 대응 방안 등도 다룰 예정이라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8일 회의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토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만큼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계속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겨울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무기로 삼으려고 한다”면서 “나토 회원국과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기반 시설이 파손돼 극심한 전력난에 처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나토 회의에서는 연료, 발전기, 방한용품, 의료 장비 등 주로 비전투 물품 지원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고요.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 관리들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에너지 전력망과 관련한 미국의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관리들은 이 지원 방안이 매우 실질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 주요 안건에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28일)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때”라면서 “유럽과 대서양의 안보 강화는 물론 동맹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게 제법 됐죠?
기자) 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 5월 18일 나토 가입을 위한 공식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북유럽의 두 나라는 오랫동안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노선을 유지해왔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민투표를 통해 집단방위체제인 나토에 가입하는 것으로 노선을 바꿨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습니까?
기자) 네. 나토에 가입하려면 30개 전체 회원국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각 회원국 의회 비준을 거쳐야 하는데요. 현재 터키와 헝가리 2개국 비준이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지난 8월 비준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특히 터키 쪽 반대가 특히 만만치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자국이 테러 집단으로 간주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쿠르드 분리독립 세력에 포용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을 문제 삼았는데요. 나토 지도부의 설득과 두 나라가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일단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계 무장세력과 터키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것이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란에서 장기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란 정부 쪽에서 사망자 수에 대해 또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우주군 사령관이 이란 메흐르통신이 공개한 영상에서 “300명이 넘는 순교자들과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사망자 수와 어떤 자료에 근거해 사망자 수를 그렇게 추정하는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하지자데 사령관이 순교자들을 언급했는데, 이들은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군인이나 경찰, 그리고 민병대원들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자데 사령관은 사망자 가운데 일부가 “우리나라의 가장 훌륭한 아들들”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란 정부가 사망자 수를 언급한 적이 있었죠?
기자) 네. 알리 바게리 카니 외무부 차관이 최근 경관 약 5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자데 사령관이 언급한 숫자가 해외 인권 단체들이 추정하는 숫자와 좀 차이가 있는 것 같군요?
기자) 네.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민간 단체인 ‘이란인권’은 지금까지 적어도 416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미국에 근거를 둔 조직인 ‘이란인권활동가’ 측은 시위참가자 451명, 그리고 군경 60명이 사망했고 1만 8천 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집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가 외부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이란을 휩쓸고 있는 시위에 서양 나라들이 관여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세한 설명 없이 “미국과 서양 나라들, 그리고 몇몇 미국 동맹국이 이번 시위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자세한 정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자데 사령관도 서양 나라들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의 적들이 시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이란 정부 공식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를 조사하겠다는 유엔 결정을 이란 정부가 일축했군요?
기자) 네. 유엔 인권이사회가 이란 정부의 시위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 사항을 조사하기 위한 국제 진상조사단 구성 결의안을 지난주 표결을 거쳐 통과시켰습니다. 그러자 이란 외무부는 28일 “이란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꾸린 정치적인 위원회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를 유엔 인권위원회가 조사하겠다고 나선 건 그만큼 현지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군경과 민병대가 고무탄이나 최루탄뿐만 아니라 실탄까지 사용해서 시위를 진압하는 탓에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인권유린 행위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앞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비대칭적 무력’을 쓰는 것을 중단하라고 이란 정부에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에 연관된 혐의로 체포된 사람 가운데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이란 법원은 이번 시위에 연관된 혐의로 기소된 사람 가운데 지금까지 6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은 해당 판결을 즉각 취소하고 앞으로도 사형을 선고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