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암호화폐 지갑에서 대규모 자금을 탈취한 사건이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해당 분석업체는 자금 추적 결과 과거 라자루스의 자금세탁 수법과 정확하게 일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는 이 같은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전 세계 5백 만명이 사용하는 탈중앙 월렛 플랫폼 아토믹 월렛이 5일 전 최소 3천 5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했습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일립틱은 최근 며칠간 여러 피해 지갑 자금을 추적하고 거래 내역을 추가 분석한 결과 이번 사건은 북한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일립틱은 북한 라자루스 소행을 특정할 수 있느냐는 VOA의 질문에, 암호화폐 자산의 세탁 경로가 라자루스 그룹이 과거 해킹 수익을 세탁한 과정과 정확히 일치하고, 탈취된 자산이 신바드 믹서를 포함한 특정 서비스를 통해 세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믹서 신바드는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블렌더’의 변형 버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믹서’는 암호화폐를 쪼개고 섞어서 재분배하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과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암호화폐의 거래 추적이 어려워집니다.
일립틱은 이어 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 1억 달러 규모의 호라이즌 브릿지 암호화폐 탈취 사건 이후 북한이 저지른 최대 규모 암호화폐 도난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재 회피 수단을 다변화하기 위해 계속 새로운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사이버 범죄와 관련된 믹서도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이슨 바틀렛 /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
“미국 정부가 계속할 수 있는 일은 북한의 사이버 범죄자들이 악용하고 있는 특정 기술을 사용하거나 기술을 제공하는 불법 행위자 또는 모든 행위자를 표적으로 삼는 것입니다. 암호화폐 믹서는 그중 하나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7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각종 불법 행위에 대응한 한국 일본과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베단트 파텔 /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우리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심각한 인권 침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위협 등 북한이 취한 다른 불안정하고 악의적인 활동과 관련된 모든 조치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대응해 왔습니다. 우리는 한국, 일본과 양자 및 3자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앞서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 사이버 위협과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이 사이버 공간에서 훔친 자금으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막기 위한 미한일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