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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40년 만의 여정…‘베트남과 가족이 되다’


[VOA 뉴스] 40년 만의 여정…‘베트남과 가족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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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베트남,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미국에서 바라보는 노년의 한국인 태권도 사범이 있습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였는데 현재는 미국인으로 살고 있는 이 노병은 전쟁을 치른 세 나라, 미국과 한국 베트남이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부 우엔 /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베트남,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미국에서 바라보는 노년의 한국인 태권도 사범이 있습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였는데 현재는 미국인으로 살고 있는 이 노병은 전쟁을 치른 세 나라, 미국과 한국 베트남이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부 우엔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중북부 아이오와주의 작은 도시 시더 래피즈에서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는 정우진 사범은 50여 년 전 한국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습니다.

지난 2018년 40년 만에 주둔했던 뚜이호아 마을을 다시 찾은 이후엔 주민들과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정우진 / 태권도 사범 (베트남전 참전용사)
“나는 매일 당신과 가족들,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고 매일 사진을 보고 있어요. 새집은 어때요? 괜찮아요? (네 좋아요.) 이 사진들 다 기억나요? (네, 다 기억해요.)”

정 사범은 시간이 아무리 많이 지나도 한국군이 나눠주는 죽을 받아먹던 베트남 어린이들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때 미군이 나눠주던 껌과 초콜릿을 먹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과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주민들과 재회한 이후 정 사범은 매년 베트남 명절이면 주민들에게 돼지고기를 선물했고 또 마을 아이들을 위해 작은 학교를 짓는 꿈도 생겼습니다.

정우진 / 태권도 사범 (베트남전 참전용사)
“월남, 내 제2의 고향이 생각이 나서 정말 학교라도 조그맣게 지어 주려고…”

정 사범은 한국군 파월사령부의 군수지원 부대였던 ‘십자성’ 부대 전투 지원병이었습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뚜이호안 지역 주민들과 음식과 생필품을 나누고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정을 나눴다고 합니다.

정우진 / 태권도 사범
“봉사를 많이 했어요. 쌀도 갖다주고 뭐 이렇게 할 수 있는 걸 다 했어요. 그리고 깜짝 놀란 게 동해물과 한국 애국가를 불러요 그 사람들이. 그리고 한국의 그 아리랑을 부르더라고요.”

정 사범은 베트남 전쟁 후 29살에 미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단돈 35달러와 태권도복 하나를 들고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정 사범은 베트남 전에서 부비트랩에 걸린 미군 병사를 구하려다 미국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자신을 구하려다 정 사범이 같이 부비트랩에 걸리게 될까 봐 구조를 거부한 그 미군 병사의 전우애에 탄복했다는 것입니다.

이방인의 삶은 녹록하지 않았지만 정 사범은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뒤에는 어려운 처지의 베트남인 이민자와 장애인,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던 어린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습니다.

태권도의 치유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태권도와 정 사범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은 지역 주민들은 정 사범을 기념하는 공간을 만들고, 그를 ‘대사범’ 그랜드 마스터로 불렀습니다.

로니 매튜스 / 태권도 사범
“그는 항상 베푸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태권도를 시작했을 때 이혼을 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정 사범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가 받아주었습니다. 저는 그가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배려하고, 사랑을 나누면서 다른 이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이렇게 모든 지역 사람들이 그의 헌신을 인정했기 때문에 그에게 기념비를 헌정한 것입니다.”

미국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정 사범 자신에게도 아메리칸드림은 현실이 됐습니다.

정우진 / 태권도 사범 (베트남전 참전용사)
“미국에서 정말로 많이 배웠어요. 특히 많이 배운 게 여기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헬스클럽을 하면서, 태권도타임즈를 하면서 위대하고 돈이 많고 이런 사람보다는 보통 사람, 또 어려운 사람,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그 사람들한테 배운 것이 남한테 베푸는 걸 배웠어요.”

정 사범은 어제의 적이었던 세 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 호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놀랍고 기쁘다면서, 미국과 한국 베트남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민간 분야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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