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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NCG 첫 회의 18일 서울 개최...북한,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반발 담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자료사진)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자료사진)

미국과 한국 두 나라 정상이 대북 핵 억제 강화 차원에서 가동키로 약속했던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 일정이 발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에 반발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오는 18일 서울에서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를 열고 대북 핵 억제 강화를 위한 협의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회의에서 대북 핵 억제 강화를 위한 정보 공유, 협의체계, 공동 기획과 실행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미국 측에선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카라 아베크롬비 NSC 국방군축정책 조정관이, 한국 측에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공동 주재합니다.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 (자료사진)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 (자료사진)

미한 양국은 당초 차관보급 협의체로 NCG를 출범하기로 합의했지만 첫 회의에 한 단계 높은 차관급 인사들이 회의를 주도하게 된 것은 강력한 북 핵 억제 의지를 보여주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한 양측이 첫 회의에 NSC 핵심 당국자들을 내세웠고 회의 장소도 서울로 정한 것은 그만큼 이번 회의의 중요성을 고려한 조치라며, 향후 핵 전력 운용 과정에서의 한국 참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회의 의제와 빈도 등 NCG 제도화를 위한 첫 논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이번 미팅에서 핵심 당국자 두 명이 모이니까 내용을 갖고, 세 가지잖아요. 기획, 작전, 그리고 이행, 이행은 이제 훈련과 교육 이렇게 세 가진데, 그걸 어떤 수준에 맞춰갈 것인가에 대한 큰 가이드라인은 만들어져야겠죠.”

미한 정상은 앞서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 합의하고 핵 확장억제 강화 차원에서 NCG를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NCG가 기존 확장억제 관련 협의체 등에서 논의되던 정책적 수준의 협의가 아닌, 북 핵 도발에 대비한 작전적, 군사적 대응책을 다루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한 양국은 NCG를 통해 미국의 전략자산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 공유와 전략핵잠수함 즉 SSBN 등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핵 위기 상황에 대비한 도상 시뮬레이션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회의는 상견례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양국은 앞으로 매년 네 차례 정기 NCG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고 회의는 차관보급 협의체로 재조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처음에는 양국 NSC 고위급에서 NCG를 주도하고 회의체가 자리가 잡히는 대로 실무적으로 양국 국방당국이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반발해 격추 위협을 담은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10일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작전지역에 전개된 각종 공중정찰 수단들을 집중동원해 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에서 정탐활동을 유례없는 수준에서 벌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미군 정찰기 RC-135, U-2S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B)가 동해와 서해상을 비행하며 공중 정탐행위를 했다면서 “특히 북한 동해에선 몇 차례나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공화국 영공을 수십㎞나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영공 침범을 통한 공중정탐 행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지금은 미국이 우려해야 할 임계점에 근접한 시기”라며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동해상에 격추되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1969년 미 정찰기와 1994년 주한미군 헬리콥터가 격추당한 사건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미국이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파견 방침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핵 충돌 위기라는 최악의 국면까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매우 위험한 사태의 실상”이라며 “앞으로 그 어떤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곧바로 북한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의 국방부 정례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이성준 공보실장] “미국 공중 감시정찰 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 활동이며, 영공을 침범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러한 허위 주장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미 정찰자산은 북한 영공에 들어갈 필요 없이 원거리와 고고도에서 정찰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의 주장은 자신들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에 미루며 추가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미군의 정찰기가 북한 영공에 들어가면서 정찰할 이유가 없어요. 장거리에서 정찰이 가능한 정찰기들이니까, 특히 광학을 통해서 정보 수집을 하기 위한 정찰들은 위성에 다 의존하고 있거든요. 북한의 억지 주장과 다름없죠.”

이성준 공보실장은 또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 정찰자산 격추 위협에 대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필요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그러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혹은 그러한 징후가 있다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영공을 침범하지도 않은 미 정찰기를 북한이 격추하려는 시도만 해도 이는 전쟁행위라며, 북한이 그런 부담을 감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미 정찰자산 기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북한이 새삼스럽게 문제를 제기한 것은 NCG 출범과 SSBN 한반도 전개 같은 후속 조치에 대한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이전에도 존재하고 해 왔던 거지만 그 부분에 대해 달리 대응체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가 지금 와서 이걸 문제 삼고 얘기하는 것은 워싱턴 선언과 후속 조치들이 북한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존 와이드너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은 10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안보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략자산의 주기적 가시성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그 예로 미국의 SSBN이 조만간 한국에 전개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지난해부터 각종 미사일과 대규모 재래식 도발을 이어오면서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이고 정찰위성 발사 실패, 전승절 준비 등이 겹치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추가 도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도발을 중단하기 보단 미한이 예상치 못한 모종의 도발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NCG에 대한 경고이긴 하지만 또 필요 이상 무력도발을 하면 NCG 내용이 더 강화될 수 있거든요. 북한으로선 현재로선 딜레마다, 결국 북한도 향후 도발을 계속하겠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왔고 도발에도 지금 피크가 왔어요.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도 아마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모색할 거다, 계속 비용이 많이 드는 패턴, 이미 일상화된 패턴 보다는 한미에 충격을 주면서 한미 대응이 어려운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15일 미한 연합 합동 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해 국방성 대변인 명의로 ‘경고 입장’을 발표한 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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