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22∼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오지 않는다고 19일 남아공 대통령실이 밝혔습니다.
빈센트 마그웨냐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상호 합의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오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를 대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책임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어린이들을 불법 이주시키는 등의 전쟁범죄에 책임이 있다며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남아공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에 서명한 국가여서, 푸틴 대통령이 자국 영토 안에 들어올 경우 체포해야 할 의무를 안게 됩니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남아공을 방문할지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날(19일) 남아공 대통령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브릭스 정상회의 불참 결정이 '상호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 "푸틴 체포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포기"
라마포사 대통령은 앞서 영장 집행에 부정적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남아공에 입국할 경우에 대비해 법원에 체포를 신청한 제1야당 민주동맹(DA)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체포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도는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고 상기시켰습니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이 해외에서 체포된다면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를 의미한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남아공 양국 합의로 푸틴 대통령의 브릭스 정상회의 불참으로 가닥이 잡힌데 따라, 남아공은 체포 영장 집행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남아공은 지난 2015년 다르푸르 주민 30만명 학살교사 혐의로 ICC 체포 영장이 발부됐던 오마르 알바시르 당시 수단 대통령이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했을 때 문제를 겪은 바 있습니다.
정부의 불체포 보증에도 남아공 법원이 영장 집행을 명령했고, 바시르 당시 대통령은 야간에 남아공을 빠져나와 체포를 피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