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을 통해 현지에 내린 뒤 제3차 '일대일로 포럼' 참가자 환영식 등에 참석하고, 현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환담했습니다.
지난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이후 7개월 만에 대면한 것입니다.
이날(17일)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18일 베이징에서 회담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일대일로 포럼과 별도로 18일 회담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습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자 문제와 '공정한 다극 세계 건설'을 비롯한 국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우샤코프 보좌관은 설명했습니다.
■ 중동·우크라이나·한반도 등 의제 전망
중국 현지 매체들은 구체적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상황, 그밖에 양국 협력 강화 방안 등도 회담 의제로 전망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 앞서 진행한 중국 관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평화롭게 마무리할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산 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도 회담 의제 중 하나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베리아의 힘-2'은 지난 2019년 12월 개통한 '시베리아의 힘'과 같은 대규모 파이프라인을 하나 더 만드는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연간 500억㎥ 천연가스 공급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측의 제재로 에너지 거래 등이 막히면서, 대중국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회담 후 두 정상이 문서에 서명할 계획은 없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 기자회견도 예정
17일 베이징에서 환영식 등 관련 행사를 진행한 일대일로 포럼은 18일까지 열립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18일 오전 일대일로 포럼에서 시 주석에 이어 연설하며, 기자회견도 예정됐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별도 회담은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회담과 단독 회담 등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시 주석이 포럼 기간 매우 바쁘고 많은 손님을 맞아야 하지만 대표단이 참석하는 회의가 먼저 열리는 등 완전한 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와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부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막심 레세트니코프 경제개발부 장관, 알렉세이 체쿠노프 러시아 극동개발장관 등 주요 각료들이 포함됐습니다.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최고경영자(CEO),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CEO, 알렉세이 리하체프 로사톰 대표,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CEO, 이고리 세친 로스네프트 CEO 등 러시아 주요 기업 대표들도 참석합니다.
■ 해외 행사 대면 참석 이례적
푸틴 대통령이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의 전쟁범죄 책임에 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 뒤 외국 여행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ICC 회원국 영토에 발을 딛으면, 해당 국가는 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진행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가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ICC 회원국이 아닙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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