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베이징에서 확대회담에 이어 단독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시 주석과 약 3시간에 걸쳐 대화했다고 밝히며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경제, 금융, 정치, 국제 분야 협력 등 양국 간 많은 의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중동 정세에 관해서도 자세히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관계뿐 아니라 주요 국제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언급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포함한 외부 요인이 중-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이러한 모든 외부 요인은 공통적인 위협"이라면서도 "양국 협력을 강하게 만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날(1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고로 5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데 관해 "비극이자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이 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거나, 적어도 양측(이스라엘-하마스)이 대화해야 한다는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교섭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언제나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설립을 지지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 시진핑 "중-러 전략적 협력 환영"
푸틴 대통령은 이날(18일) 시 주석과의 회담 초반 취재진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국제 정세가 복잡한 현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한 외교 정책을 이어가야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서 시 주석을 친구라고 표현하며 "중국은 시 주석, 당신의 지도 속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러시아)는 중국과 이 폭넓은 상호작용에 참여하게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복잡한 국제 정세 속 러-중은 외교 정책에 있어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오늘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이 국제 정의를 수호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가 긴밀하고 효과적인 전략적 협력을 유지해 양국 교역량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양국 간 정치적 상호 신뢰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한 '국제적 공정성과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을 치켜세우며 "양국 간 밀접하고 효과적인 전략적 협력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유엔과 상하이협력기구(SCO), 주요20개국(G20) 등 다자 틀 안에서 러시아와의 소통·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면서, 식량·에너지 안보,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고, 중-러, 지역,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2년 새 네 번째 개별 만남
시 주석은 또한 "2013년부터 10년간 나는 푸틴 대통령을 42차례나 만나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깊은 우정을 쌓아왔다"며 두 정상의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양국 관계 발전을 공동으로 지도하고 일련의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은 중국과 러시아가 수교한 지 75주년이 되는해인 만큼, 중-러는 양국 국민의 근본적인 이익에 기초해 협력 시대를 책임 있게 구현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개별 회담은 최근 2년 사이 네 번째입니다.
두 정상은 지난해 2월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만나 "두 나라 사이 우정엔 한계가 없다"며, 미국에 맞선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곧이어 같은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양국 정상 외교는 소강상태를 맞은 듯 했지만, 같은해 9월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SCO 정상회의 현장에서 개별 회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러시아와 협력해, 뒤엉킨 세계에 안정을 가져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약 반년 뒤인 올해 3월, 시 주석은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했습니다.
당시 두 정상은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심화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최근 미국과의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 '에이태킴스' 우크라이나 공급 확인
우크라이나가 꾸준히 미국에 요구해온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공급받아 첫 사용을 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영상 연설에서 "에이태킴스는 매우 정확하게 스스로를 입증하고 있다"며 인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오늘 미국에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밝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리의 합의가 이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 지 약 한 달 만에 에이태킴스가 실전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지난달 21일 백악관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소량의 에이태킴스를 대러시아 전쟁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다음 날 보도된 바 있습니다.
■ 미국이 지원 꺼렸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는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한 육군 전술용 지대지 미사일입니다.
사거리가 300km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제공 요청을 거부해왔습니다.
결국 공식 발표 없이 에이태킴스가 전달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에이태킴스를 확보함으로써,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반격' 과정에서 러시아군 후방의 지휘소와 탄약고, 보급로 등을 타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실전 사용 주요 매체 보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들은 이날(17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처음으로 에이태킴스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와 남부 베르디안스크 지역에 있는 러시아군 비행장에 최소 4차례 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헬리콥터 9대, 군용 차량, 탄약고, 방공 미사일 시스템 등을 타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이태킴스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P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조용하게'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에이태킴스 미사일이 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에이태킴스가 집속탄 버전이라고 해설했습니다.
집속탄은 모체가 공중 파괴되면서, 안에 있던 작은 폭탄 최대 수천 개가 표적 주변에 뿌려져 불특정 다수를 살상합니다.
광범위한 인명 살상 효과로 논란 소지가 큰 '비인도적 무기'로 꼽힙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을 공식 개시한 바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킴스를 공급받은 사실이 확인되자 반발했습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에이태킴스 공급은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연장하기만 하는 미국의 또 다른 실수"라고 답했습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보내는 백악관의 결정은 심각한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의도적으로 숨겨서 이뤄진 이번 조치의 대가는 본질적으로 가장 심각할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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