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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내 사흘째 구호물자 반입... 필리핀-중국 함정, 남중국해에서 충돌


구호물자를 싣고 이집트 라파 국경을 넘어 21일 가자지구로 진입한 트럭들 (자료사진)
구호물자를 싣고 이집트 라파 국경을 넘어 21일 가자지구로 진입한 트럭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들이 사흘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들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서방국 정상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중국과 필리핀 선박들이 남중국해 분쟁 수역에서 충돌했습니다. 에스토니아 정부가 이달 초 발생한 발트해 해저 가스관∙케이블 손상 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관련 소식인데요? 이번 분쟁으로 생활필수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가자지구에 구호물자가 반입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 21일부터 사흘째 이집트 라파 국경통행로를 통해 가자지구 안으로 구호물자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진입했습니다. 이집트 적신월사에 따르면 21일에는 20대, 22일에는 트럭 14대가 가자지구에 들어갔다는데요. `AFP’ 통신은 23일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현지 특파원을 인용해 이날 트럭 수십 대가 가자지구로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 필수품 반입이 중단된 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후 가자지구를 봉쇄했고요. 그러자 이집트도 라파 국경을 폐쇄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가 미국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주 라파 국경통행로를 통해 연료를 제외한 구호물자 반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구호물자가 반입되기 시작했지만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네. 유엔은 약 240만 명에 달하는 가자 주민을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한 트럭 약 100대 분량의 물자가 필요하다면서 지금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 가자지구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 정상이 이번 사태를 논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 정상이 22일 전화로 이번 분쟁과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이 정상들 간 논의 내용을 이날 전했는데요. 백악관은 “정상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그리고 테러리즘으로부터 이스라엘이 자신을 지킬 권리를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상들은 “민간인 보호를 포함해 인도적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이스라엘 측에 촉구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가자 주민들 구호 문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정상들은 “구호물자가 처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자지구에 들어갔다는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역내 협력국들과 조율해 인도적 필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식량과 식수, 의약품, 그리고 다른 지원이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이 23일에도 가자지구를 공습해서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레바논 국경 쪽도 상황이 심상치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군과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정파 헤즈볼라 사이에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23일 지난 24시간 동안 헤즈볼라 부대 8곳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격받은 부대 중 7곳은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 발사를 준비하다가 공격받았다는데요. 하가리 대변인은 이달 초 레바논 국경에서 공방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헤즈볼라 부대 20곳을 공격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 “헤즈볼라가 전쟁을 감행하면 이는 일생일대의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이 지난 주말에 가자지구와 헤즈볼라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공격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은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한 이슬람 사원과 시리아 내 공항 두 곳을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안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가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다음 전쟁을 준비하는 테러분자들을 사살하고 인질들에 관한 정보를 찾기 위해 기갑부대와 보병들이 가자지구 안에서 제한적인 작전을 수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군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양측에서 사망자가 몇 명이나 나왔습니까?

기자) 네. 가자 보건 당국은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5천 명이 넘었다고 23일 발표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쪽에서는 대략 1천 400명이 숨졌는데요. 대부분 지난 7일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가 시작된 뒤 몇몇 나라가 분쟁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교 중재에 나섰는데요. 이 가운데 중국의 활동이 눈에 띄고 있죠?

기자) 네. 중국의 자이준 중동 특사가 지난주부터 중동에 가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는 먼저 카타르에서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났고요. 이어 이집트에서 열린 평화회의에 참석해 즉각 휴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자이 특사는 23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그리고 역내 다른 나라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필리핀 보급선(사진 하단 왼편)이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사진 하단 오른편) 앞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필리핀 보급선(사진 하단 왼편)이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사진 하단 오른편) 앞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또 갈등을 빚고 있군요?

기자) 네. 남중국해 분쟁 수역에서 22일 두 나라 함정이 충돌했습니다. 양국 사이에 남중국해를 두고 갈등이 시작된 이후 선박들이 직접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를 두고 두 나라 사이에, 그리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네. 필리핀 보급선 2척이 해양경비대 함정 2척의 호위를 받고 물자 보급을 위해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해양경비대와 민병대 함정들이 나타나서 항해를 방해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과 민병대 함정이 각각 필리핀 보급선, 그리고 필리핀 해양경비대 함정과 직접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쩌다가 배들이 서로 부딪친 겁니까?

기자) 네. 필리핀 측은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들이 의도적으로 자국 선박들에 충돌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반면 중국 정부는 필리핀 선박들이 자국 해양경비대 함정들과 고기를 잡던 어선들과 위험하게 충돌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상대방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데, 필리핀은 이번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네. 국가안보회의, 해양경비대, 외무부, 국방부, 그리고 군 관리들이 중국 해양경비대를 일제히 비난했습니다.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서필리핀해에서 모든 규범이나 국제법을 완전하게 무시하는 중국 정부의 불법 행동들이 심각하게 확대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외무부는 23일 아침 중국대사관 공사를 초치해 이번 사태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 측은 23일 “필리핀 선박들이 침입한 것에 강력하게 항의했다”면서 “바다에서 문제와 도발을 일으키지 말고 근거 없는 공격으로 중국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필리핀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 언급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가 22일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중국 해양경비대가 필리핀 선박들이 공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방해함으로써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국무부 성명에 대해 중국 정부도 반박에 나섰군요?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국제법을 위반한 성명을 내놨고, 중국의 합법적 권리와 사법권 행사를 근거 없이 공격하고 비난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또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항상 중국 영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과 중국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 수역에서 갈등을 빚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올 들어 몇 차례에 걸쳐 중국 해양경비대와 민병대 함정들이 암초로 보급품을 전달하려는 필리핀 선박들을 방해한 바 있습니다. 중국 함정들은 필리핀 배들에 물대포를 쏘거나 암초 근해에 부유식 장애물을 설치하고, 위협 기동으로 항해를 방해하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두 나라 함정들이 직접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필리핀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가 있는 남중국해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로 선포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남중국해와 접한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그리고 브루나이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등 주요 서방 나라들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 등 몇몇 서방국들은 남중국해가 중국 영해가 아니며, 누구도 통행할 수 있는 수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남중국해에서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에스토니아 팔디스키 바다에 '발틱 커넥터' 가스관이 들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에스토니아 팔디스키 바다에 '발틱 커넥터' 가스관이 들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에스토니아 정부가 최근 발트해 해저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스토니아 외무부가 23일, 이달 초 발트해에서 발생한 해저 가스관과 통신케이블 손상 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와 접촉했다고 밝혔습니다. 에스토니아 외무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에스토니아 정부는 그간 중국 당국과 접촉하고 적극적인 조사 협조를 요청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먼저 어떤 사건이었는지 잠깐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기자) 네. 지난 8일, 에스토니아와 핀란드 사이, 발트해 밑을 통과하는 해저 가스관과 통신케이블이 파손됐습니다. 핀란드 정부는 사건 발생 이틀 후, 이번 사건이 일반적인 고장이나 사고가 아니라, 외부 활동의 결과물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사보타주 가능성을 내비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핀란드 정부는 아직은 초기 조사 단계라는 입장을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누군가 고의적으로 파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에스토니아 정부도 지난주 ‘인간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와 스웨덴을 잇는 또 다른 통신케이블이 부분적으로 손상된 것 역시 인간의 개입이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 북유럽이고, 관련국도 모두 북유럽 국가들인데요. 에스토니아 정부가 중국에 조사 협조를 요청한 까닭이 뭔가요?

기자) 네. 조사 과정에서, 사건 발생 시점에 홍콩 국기를 게양한 중국 선박과 러시아 국적 선박 등 2척이 해당 해역을 지나간 사실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이 두 선박의 동선이 3곳의 파손 지점, 시간과 일치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는 관련설을 일축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전문적인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기자들에게, 중국 선박은 당시 문제의 해역을 정상적으로 지나갔으며, 바다 상황이 좋지 않아 벌어질 수 있는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러시아 선박도 해당 해역을 항해했다고 했는데요. 에스토니아 정부가 러시아와도 접촉했습니까?

기자) 러시아 정부와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에스토니아 외무부 대변인은 조사에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협조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접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러시아는 그간 관련설을 일절 부인해 왔는데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 또다시, 러시아는 해당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러시아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라트비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라트비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길래 페스코프 대변인이 그런 반응을 보인 겁니까?

기자) 네. 에드가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은 지난주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나토는 러시아 선박의 발트해 통과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린케비치 대통령은 이는 “우리의 중요한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그리고 핀란드는 모두 나토 회원국들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안보 위기를 느낀 핀란드는 지난 4월, 나토에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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