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북한이 탈취한 수억 달러가량의 가상화폐 가운데 상당 금액을 돈세탁해 준 믹서 업체 한 곳을 전격 제재했습니다. 앞서 다른 믹서 업체도 제재 대상에 올렸는데, 이에 따라 해당 업체는 미국 내 자산동결은 물론 미국인과의 거래도 중지됩니다. 재무부는 이 같은 북한의 불법 활동을 막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북한의 해킹 자금을 세탁한 가상화폐 믹서 업체 ‘신바드’를 특별지정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믹서 업체 신바드가 북한 정권의 지원을 받는 사이버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의 주요 자금세탁 도구로 사용됐으며, 최근 북한 소행으로 드러난 해킹 사건의 탈취 자금 수백만 달러가 신바드를 통해 처리됐다고 밝혔습니다.
신바드는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알기 어렵게 하는 일명 ‘믹서’ 업체로, 북한 해커들은 가상화폐의 추적과 사용처, 현금화 등에 대한 추적을 피하기 위해 믹서 업체를 통한 탈취 자금 세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앞서 라자루스는 지난 6월 에스토니아의 가상화폐 지갑 서비스인 ‘아토믹 월렛’에서 1억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쳤으며, 지난해에는 미국의 블록체인 회사인 하모니가 운영하는 네트워크 ‘호라이즌 브릿지’와 온라인 게임 ‘엑시 인피니티’를 해킹해 각각 1억 달러와 6억 2천만 달러를 탈취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업체의 피해액 상당 부분이 신바드를 거쳤다는 게 해외자산통제실의 지적입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신바드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 등과의 거래도 금지됩니다.
앞서 해외자산통제실은 또 다른 가상화폐 믹서 업체인 토네이도 캐시를 같은 행정명령에 의거해 제재한 바 있습니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라자루스 그룹과 같은 범죄자가 훔친 자산을 세탁할 수 있게 하는 가상화폐 믹서 업체는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재무부와 미국 정부기관은 신바드와 같은 가상화폐 믹서 업체가 불법 활동을 조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 조치는 북한의 가상화폐 생태계 남용을 폭로하기 위해 취한 이전 조치에 기반한 것이며, 미국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불법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대거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이제 우리의 적들은 방관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주말 크이우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에 사용된 대부분의 드론은 이란이 제작하고 공급한 것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무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이달 초 한국 방문 당시에도 북러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에 대한 깊은 우려를 밝혔다면서 한국 등과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