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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 대선, 한국 총선 한반도 정세 중요 변수…북한 선거 개입 도발 가능성


조 바이든(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조 바이든(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내년에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 무력 강화에 맞서 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을 흔들기 위한 선거용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내년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4월에 있을 한국 국회의원 총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핵실험 등 대형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박용한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의 유불리를 고려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재임 기간 중 두 차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북 정상회담을 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북한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방식으로 내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박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선두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향과 선거 판세를 봐 가며 도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북 핵 문제 타결과 미북 관계 개선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박용한 선임연구원] “박빙이라면 선거 직전에 해야 된다고 판단되고요, 박빙이 아니다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여건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일단 당선되는 걸 확인한 다음에 그 뒤에 협상 여건을 위해서 어쨌든 바이든 재임 기간 중에 터뜨리는 거죠.”

지난 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신문에 실린 미 유권자 상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7%로, 43%인 바이든 대통령보다 표준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여론조사 상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은 트럼프 재집권 후 미국과의 재협상을 노린 대선 개입 전략을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북한은 핵무기와 관련된 도발 가능성이 높다, 또 한 차례 도발 국면을 만들어서 바이든 지지율을 깎아 먹으려 할 가능성이 높고 두 번째로 이를 통해 트럼프에게 북한 핵무기가 매우 중요한 외교 사안이고 트럼프와 김정은 간에 또 한 차례 협상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시그널을 트럼프에게 주기 위함이라고 봐야 되겠죠.”

김 교수는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당시 그 책임을 문재인 당시 한국 대통령에 돌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탓하지 않았다며,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은 협상 결렬 경험을 토대로 재협상에 더 적극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중국을 유일한 도전세력으로 보고 집중 공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북 핵 문제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이슈는 대화로 풀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원장을 지낸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북한이 미 대선 개입 차원에서 섣불리 대형 도발을 일으키기 보다는 이미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나 핵 무력의 양적 확대 등을 진행하면서 선거 결과를 기다릴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뒀습니다.

북한이 핵 무력 고도화를 상당 수준 이룬 상황에서 7차 핵실험은 미국의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어선 행동으로 국제정세를 요동치게 할 수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정상각도 발사는 미국의 요격 가능성 등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고 명예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고유환 명예교수] “지금까지 개발된 것에 스스로 평가를 하고 억제력을 갖췄다고 하면서 이른바 힘의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트럼프 당선을 기다리면서 정세를 관망하는 것 그럴 가능성이 좀 높은 쪽에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어요.”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으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우세한 판세로 전개되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의 대미 협상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경제난 속에 오는 2026년까지로 잡혀 있는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문 센터장은 또 북한이 내년 4월 한국 총선에 적극 개입하려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문 센터장은 대북 강경책을 쓰고 있는 윤석열 정부로부터 얻을 게 없다고 판단한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시키면서 한반도 불안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통해 한국 국민들의 민심을 흔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재래식 도발을 할 경우 그것을 통해 얻는 효과와 그 결과 자기들이 입게 될 피해와 부정적 영향 이런 것을 다 계산하거든요. 자기들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그런 형태의 도발은 할 거에요.”

통일연구원 김진하 선임연구위원은 통일연구원이 13일 내놓은 ‘2024 한반도 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들의 당선과 한국 정부의 약화를 노리고 군사적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며 “대남 영향력 공작과 정치심리전, 온오프라인 테러 감행 등 북한판 하이브리드전(복합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고유환 명예교수는 북한이 선거를 겨냥한 도발에 나설 경우 한국 내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등 북한이 바라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도발에 신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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