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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우리민족끼리’ X 계정도 삭제...대북 소송 ‘통보 창구’ 막혀


지난해 접속한 북한 ‘우리민족끼리’의 엑스(구 트위터) 계정. 이후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접속한 북한 ‘우리민족끼리’의 엑스(구 트위터) 계정. 이후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우리민족끼리’의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이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북 소송인들이 북한 정권에 소송 제기 사실을 통보해 온 유일한 창구가 막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의 X(옛 트위터) 계정이 삭제됐습니다.

16일 현재 X의 우리민족끼리 페이지인 ‘우리민족(@urimizok)’에 접속하면 게시물 대신 “계정이 존재하지 않음”이라는 문구가 뜹니다.

북한은 과거 우리민족끼리를 영문으로 표기한(@uriminzokkiri) 계정이 운영원칙 위반으로 일시 정지되자 ‘우리민족’이라는 이름으로 X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주로 우리민족끼리 웹사이트에 게시된 인터넷 기사와 영상물을 공유하는 용도로 사용돼 하루 10개 안팎의 게시물이 게재됐었습니다.

현재 계정 삭제 배경과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대남 국영 매체에 대한 운영을 중단하면서 X 계정도 함께 삭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우리민족끼리의 웹사이트도 16일을 기준으로 수일째 접속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민족끼리의 X 계정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인들의 유일한 소송 고지 통로였다는 점입니다.

앞서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일본 적군파 테러 피해자 측은 지난해 10월 미국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 계정에 소송 사실을 고지한 바 있습니다.

또한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북한 억류 피해자 케네스 배 씨 측에게 ‘일본 적군파 테러 피해자’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민족끼리의 X 계정에 소송을 고지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적군파 테러 피해자와 배 씨 측 모두 우편을 이용해 평양 소재 북한 외무성에 소장과 소환장 등 법원 문건을 보냈지만 우편물이 반송되면서 소송 개시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법원이 소셜미디어 즉 X를 통한 소송 고지를 정식 절차로 승인하면서 이들의 소송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법원의 이런 결정은 그만큼 X 계정이 북한 정권에 대한 대표성을 지녔다는 의미로 해석됐고, 이로써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다른 미국인들도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우리민족끼리의 X 계정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른 대북 소송인들은 새로운 대응 절차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일본 적군파 피해자와 케네스 배 씨 외에도 납북 사망자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부인 등 유족,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 등 116명입니다.

이들 역시 국제 우편 서비스인 ‘DHL’을 이용해 소장을 북한 외무성으로 보냈지만 ‘DHL’이 2020년부터 북한 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결국 소장 전달에 실패했습니다.

미국 연방법은 다른 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외국주권면제법(FSIA)’을 근거로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은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1988년 최초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뒤 2008년 해제됐지만 2017년 11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현재까지 이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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