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의 최첨단 정찰기가 연일 한반도에 출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단 2대뿐인 미 정찰자산이 한국 수도권 상공에서 포착되고, 탄도미사일 추적에 특화된 정찰기는 북한의 위성 발사 시각에 맞춰 한반도 서해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공군 정찰기 ‘RC-135U’ 컴뱃 센트가 29일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항공기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컴뱃 센트는 한반도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하늘에 도달한 뒤, 곧바로 방향을 틀어 인천에서 약 200km 떨어진 서해 상공까지 비행했습니다.
이후 인천으로 돌아와 같은 서해 상공을 반복 비행한 컴뱃 센트는 이번엔 강원도를 지나 동해 바다 약 100km 지점까지 이동했으며, 이어 다시 서해 바다까지 항적을 그리는 비행을 한 뒤 최초 출발지인 오키나와 미 가데나 공군기지로 되돌아갔습니다.
이날 컴뱃 센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미 공군 소속 특수 정찰기인 컴뱃 센트는 수 백 km 밖에서 지상에서 나오는 전자신호와 전자파를 탐지해 미사일 발사 준비 과정과 탄도미사일의 궤도 분석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를 포착해 이에 대한 감시에 나선 것인지 주목됩니다.
27일엔 탄도미사일 궤적 추적에 특화된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한반도와 중국의 중간 수역에 출현했습니다.
당시 코브라볼이 출격한 시각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약 90분 앞둔 이날 오후 9시 10분경이었습니다.
코브라볼은 북한의 1단 로켓의 추락이 예상되는 해당 지점에서 수회 선회 비행하며 북한의 위성발사가 이뤄질 때까지 대기했습니다.
전 세계에 3대뿐인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감지와 추적에 특화된 미 공군 정찰기로 먼 거리에서도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브라볼은 이날 북한 로켓 발사 전 과정을 지켜보고, 로켓의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 해당 상공에 출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북한이 이날 발사한 로켓은 1단계에서 공중 폭발해 코브라볼이 떠 있는 상공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 공군의 정찰용 무인항공기 ‘글로벌 호크’는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수시로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28일에도 한국 공군의 글로벌 호크는 한국 수도권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호크와 같은 무인 정찰기는 항공기 식별표지인 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하면서 항적을 감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한국 공군의 글로벌 호크는 민간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등에 항적이 자주 노출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호크(RQ-4)는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로, 한국군은 2019년과 2020년 총 4대의 글로벌 호크를 도입해 사천 공군기지 등에서 운용 중입니다.
작전 반경 3천km, 최대 비행시간이 32시간에 달하는 글로벌 호크는 수십 km 상공에서 지상의 30cm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북한은 한반도에서의 이 같은 정찰 활동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월 논평을 통해 “상시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존재하는 조선반도에 정탐행위를 버젓이 행하는 것은 우리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며 지역 정세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 상황에 몰아넣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최첨단 정찰기와 한국의 고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등이 총출동해 북한 지역의 광범위한 정보를 입수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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