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은 미한 동맹이 훨씬 더 강력하다며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상호방위조약 체결에 과잉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한동맹의 확장 억제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6일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상호방위조약 체결 등과 관련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우리는 북러 간 새로운 관계에 관한 전체 내용을 알지 못하고, 특히 러시아가 북한에 어떤 종류의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지 모른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어 “미한 동맹은 북러 관계보다 분명히 훨씬 더 강력하다”면서 “특히 미국은 한반도에 2만8천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미한 양국은 긴밀한 협력과 정보 공유,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 사이엔 그런 것이 없다”면서 “따라서 푸틴의 평양 방문과 양국이 체결한 새로운 방위 조약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질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Nothing like that exists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So I don't think we should be too alarmed by the Putin visit to Pyeongyang and the new defense treaty that the two countries have signed because we don't really know yet how significant it will be.”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석유와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 기술 측면에서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지, 그것이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에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히 모른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한 양국은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동맹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 일본 3국이 최초로 공중∙수중∙해상∙사이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군사 훈련인 ‘프리덤 에지’ 훈련 등이 강력한 대북 확장 억제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고, 이제까지 북한이 한국에 대한 중대한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던 것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더 큰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미한 동맹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we need to continue to do what we have been doing and so far that has been very effective in terms of deterring North Korea from carrying out any serious attack on South Korea. (중략) So until North Korea does something that represents a greater threat, I think we can say that the US ROK alliance is very effective in terms of deterring North Korean threats.”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날 “북한과 러시아의 행동과 선언은 미한동맹의 힘과 결속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미한 양국이 빈틈 없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한 양국은 새로운 북러 구도의 행위에 겁 먹거나 위축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한 연합 억제력은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다”면서 “두 동맹은 양국의 동맹∙파트너십이 모든 잠재적 도전에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North Korean/Russian actions and declarations are designed to test the strength and solidarity of the U.S.-RoK alliance. For that reason, it will be important for Washington and Seoul to demonstrate their seamless and strong partnership.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must also show that they will not be intimidated or cowed by the actions of the new Pyongyang-Moscow axis.”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러의 조약 체결이나 위협에 대응할 이유도 없고, 과민 반응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내에서 미국이나 한국의 이익에 반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억제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he reason that Russia and North Korea are acting this way is because they are weak, they are desperate, they fear the ROK-US alliance and they're also envious of the ROK-US alliance. They know how strong the ROK US Alliance is. (중략) So we should not overreact. That said we must continue to sustain a high level of readiness to deter any action by North Korea against South Korea or US interests in the region.”
맥스웰 부대표는 “김정은의 모든 정치전과 협박 외교, 첨단 무기 개발은 미한동맹을 약화시키고 분열을 일으켜 미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설사 미군이 한반도에 없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한국의 힘을 이길 수 없다”면서 “과잉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의 전략을 유지하고, 준비 태세를 유지하며,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보내고, 북한이나 러시아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러 군사동맹 체결 등 고조되는 위협에 대응해 ‘미한 양국이 더 강력한 확장억제력을 과시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미국과 한국은 함께하는 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속적인 훈련을 계속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동맹은 이미 강하기 때문에 북한의 행위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면서 “준비 태세와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중 일상적으로 실시하는 모든 훈련과 프리덤 에지 같은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북한을 억제하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are the most powerful countries in the world together they don't need to do more. They need to continue to sustain ongoing exercises. They do not need to respond to everything that North Korea does.”
긴장 완화를 위한 미한의 대응 수준 조절 필요성과 관련해선 “북한은 원하면 언제든 긴장을 완화할 수 있으며 (긴장 고조의) 원인은 바로 북한”이라며 “미한 양국은 결코 방어 태세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는 미국의 대북 확장 억제력과 관련해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의 부산 기항은 시의적절하게 미국이 한국을 안심시키고 확고한 대북 억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최대한 활용해 항공모함을 직접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루스벨트함을 방문해 북한의 위협에 맞선 미한 동맹과 연합 방위 태세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미국의 26대 대통령의 이름을 땄다”면서 “20세기 초 그의 외교 정책의 특징은 그가 자주 사용한 문구인 ‘부드럽게 말하되 큰 몽둥이를 들고’라는 말에 잘 드러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루스벨트함의 별명이 ‘큰 몽둥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루스벨트함의 부산 기항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강력한 대북 확장 억제력을 과시한 것이란 뜻으로 풀이됩니다.
[랩슨 전 대사 대리] “The USS Roosevelt’s visit to Busan this week provided a timely shot of US reassurance and deterrence messaging, which President Yoon took full advantage of by paying a highly publicized visit to the carrier. Interestingly, the USS Theodore Roosevelt is named after the US’s 26th President, whose foreign policy approach at the turn of the 20th century was perhaps best characterized by a phrase he often used, namely ‘talk softly but carry a big stick…’, hence the USS Roosevelt’s nickname ‘The Big Stick.’”
최근 북러의 위협에 맞서 미한동맹의 확장 억제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국 전개를 늘려야 한다”면서 “한국과의 합동 군사 훈련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단 겁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지금까지는 미국의 확장 억제력이 충분했지만, 이제 푸틴의 방북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관계가 형성된 만큼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면서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고, 업그레이드하고, 합동 군사훈련을 절대적으로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That was enough. Now with the comprehensive strategic relationship between North Korea and the Russian Federation given Putin's visit with Kim Jong UN, we need to do more than that. We need to enhance that, we need to upgrade that, we need to have a greater number of those joint military exercises absolutely.”
또 “프리덤 에지 훈련 등 미한 합동 군사훈련과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은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이라면서 “북러가 포괄적 전략적 관계 조약 체결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만큼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의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향후 한반도 정세는 매우 긴장되고 위태로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 지금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북한과 외교적으로 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당장 눈앞에 닥친 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한 연합 훈련 확대 등을 통해 대북 억제력을 한층 더 높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중국을 관여시켜 북한과 대화하려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는 “(미한 양국은)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연합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프리덤 에지 훈련은 그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관심이 없는 만큼 우리는 항상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준비 태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 “By maintaining the highest level of combined readiness to meet any threat, provocation, or attack from the north. Freedom Edge is an important element of this.”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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