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시다 총리, 연임 포기 선언... 바이든 "암 수술 연구에 1억 5천만 달러 지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연임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암 수술 연구에 1억5천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태국 헌법재판소가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의 해임을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9% 상승하며 3년여 만에 2%대 상승률로 떨어졌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으로 일본 소식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연임을 포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에 있을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14일 발표했습니다. 자민당이 의회에서 현재 제1당인데요. 일본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됩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이날(14일)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직접 밝혔는데, 해당 결정을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신뢰와 변화를 언급했는데요. 기시다 총리 말을 들어보죠.

[녹취: 기시다 총리] “I made this decision with a heavy heart because I believe politics should be based on trust, and with my strong will to push forward the political changes, I wanted to face the people.”

기자) 네. 정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고, 정치 개혁을 추진하려는 강한 의지로 국민과 마주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으로 그렇게 결정했다고 기시다 총리는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에 변화가 필요하고,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첫 번째 조처가 자신이 당 지도부 선거에 나서지 않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기시다 총리가 오랫동안 외무상을 지내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2년에서 2017년까지 외무상직에 있었던 덕에 일본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외무상이 됐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993년에 처음으로 하원 격인 중의원에 입성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간 기시다 총리 지지율이 여러 가지 문제 탓에 아주 낮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 2021년부터 총리직에 있었는데요. 당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과 늘어나는 생활비, 그리고 엔화 약세 등의 여파로 지지율이 바닥에 있었습니다. 지난달 같은 경우엔 지지율이 15.5%로 크게 떨어졌는데, 총리 지지율로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지지율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당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이라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지난 2022년에 석 달 동안 방위상을 포함해 각료 4명이 사임했는데요. 기시다 총리를 포함해 이들이 종교단체인 통일교와 유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장 큰 스캔들은 자민당 내 일부 파벌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나온 돈 가운데 일부를 보고하지 않고 파벌 소속 의원들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진행자) 통일교 유착 의혹은 아베 신조 전 총리 암살 사건과도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범인이 아베 전 총리가 집안을 파탄 낸 통일교와 유착됐다고 믿고, 그를 암살했습니다. 그런데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 장례식을 작은 규모가 아닌 국장으로 치르도록 해서 일부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기시다 총리 가족이 연관된 스캔들도 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지난해 기시다 총리 아들이 총리 관저에서 파티하는 사진이 유출됐는데요. 그러자 기시다 총리는 총리 비서관이었던 아들을 경질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 지지율이 장기간 바닥에 머물자, 자민당 안에 위기감이 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 일부에서 기시다 총리가 2025년 총선에서 자민당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됐습니다. 자민당은 지난 1955년 이래 일정 기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집권 여당이었습니다. 한편, 기시다 총리 파벌에 속한 한 의원이 연임 포기 결정을 매우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라 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습니다. 이 의원은 기시다 총리가 외교와 국방 정책, 국내 정치에서 좋은 기록을 갖고 있는데, 정치와 돈 문제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차기 자민당 대표로는 누가 언급됩니까?

기자) 네. 로이터통신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 디지털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그리고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 가운데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앞서 4번 당 대표직에 도전했고, 방위상을 지냈습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선두인데요. 하지만 자민당 의원들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로이터통신이 언급한 사람들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의 성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과거에 강력한 지도력을 보여줬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입니다. 일본 지지통신 여론조사 순위에서 고이즈미 의원이 이시바 전 간사장에 이어 2위에 올라와 있는데요. 지난 2019년에 38세 나이로 환경상에 임명돼 전후 일본 내각에서 세 번째로 젊은 의원이 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암 연구 지원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는 툴레인대학교를 방문해 새로운 정밀 암 수술 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1억5천만 달러의 연구 보조금을 제공한다고 13일 발표했습니다. 이 보조금은 툴레인대학에 있는 연구소를 포함해 모두 8곳의 연구 센터에 제공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이번 프로젝트에 눈길을 끄는 명칭이 붙었더군요?

기자) 네. 일명 ‘암 문샷(Cancer Moonshot)’ 프로젝트인데요. 문샷이란 말은 아주 야심찬 프로젝트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날(13일) 바이든 대통령이 문샷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를 설명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말을 들어보죠.

[녹취: 바이든 대통령] “Even cure some cancers. We're mobilizing the whole of country effort to cut American cancer deaths in half by 2020, and within 25 years, and boost support for patients and their families.”

기자) 네. 심지어 일부 암을 치료할 뿐 아니라, 전 국가 역량을 동원해 25년 안에 미국 내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고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을 위한 지원을 늘린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구 보조금이 며칠이나 몇 주를 기다리는 대신, 종양을 차세대 현미경과 이미징 처리 기술로 즉시 시각화하고, 환자들이 재수술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줄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한 해에 암 환자가 몇 명이나 나오나요?

기자) 네. 거의 200만 명이 고형 종양 암 신규 진단을 받고, 외과 수술이 치료의 첫 단계라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백악관은 툴레인대학 외에 다트머스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 그리고 워싱턴대학 등이 보조금을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이 가운데 툴레인대학은 보조금으로 약 2천300만 달러를 받는데요. 이 대학의 마이클 피츠 총장은 개발될 기술로 외과의가 상처를 봉합하기 전에 주변 조직에 암이 있는지 확인하고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기술이 암 수술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대선 관련 소식을 좀 들어볼까요? 몇몇 매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에서 유출된 문건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 그리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신문이 해당 문건들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문건에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과 후보로 고려됐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밴스 후보에 관한 문건이 트럼프 후보를 비방하는 밴스 후보의 발언 등 트럼프 후보를 당혹스럽게 하거나 그에게 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과거 발언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연방수사국(FBI)이 지금 해당 문건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수사하고 있죠?

기자) 네. FBI가 12일 짧은 성명을 내고 이 문제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FBI는 해킹으로 문건들이 유출됐고, 이란이 배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자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혼자 유세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즈 지명자가 1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미지자체공무원노조(AFSCME)’ 행사에 나와 연설했습니다. 그는 노조원 수천 명을 대상으로 노조의 모든 주에서 단체교섭과 여타 보호 장치를 마련해 노동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또 누가 미국을 건설했는지 정확하게 안다면서, 이 행사장에 있는 사람이 중산층을 만들었다고 월즈 지명자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엔 태국으로 갑니다. 태국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14일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에 대해 해임 결정을 내렸습니다. 뇌물 수수로 징역형을 받은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위헌이라는 일부 상원의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건데요. 태국 헌재는 5대 4의 결정으로 세타 총리가 “윤리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이에 해임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세타 총리가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거의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겁니다. 세타 총리는 이날(14일)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법원이 자신에게 변호할 기회를 준 데 감사하다며,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1년이 채 되지 않은 재임 동안 항상 윤리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태국 헌재의 결정은 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타 총리는 14일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요. 의회는 새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임시 내각으로 운영됩니다. 일단 품탐 웨차야차이 상무장관 겸 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맡을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은 15일 회의를 열고 새로운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프아타이당이 후보를 내놓으면 하원은 이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게 됩니다.

진행자) 세타 총리가 어떤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했기에 해임까지 된 걸까요?

기자) 세타 총리는 과거 법원 인사들에게 뇌물을 주려다 징역형을 받았던 피찟 추엔반 변호사를 지난 4월 총리실 장관직에 임명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피찟 변호사는 지난 2008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관련된 사건에서 탁신 전 총리를 변호하던 중 대법원 관계자에게 뇌물 200만 바트, 약 5만5천 달러를 건네려 한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었습니다. 이에 지난 5월, 친군부 성향 상원의원 40명이 피찟 변호사의 임명이 윤리적 기준을 위반하고 헌법에 어긋난다며 세타 총리와 피찟 장관을 해임해달라고 헌재에 청원했는데요. 논란이 일자 피찟 장관은 임명된 지 몇 주 만에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탁신 전 총리도 앞서 쿠데타로 물러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 2001∼2006년 총리를 지냈는데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부정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8월 22일,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만든 프아타이당의 세타 총리가 신임 총리로 선출되자 15년 만에 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헌재가 일주일 전에는 정당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헌재는 지난 7일 전진당에 대해 군주제 훼손 혐의를 적용해 해산 명령을 내렸습니다. 전진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개혁과 왕실 모독죄 개정 등을 공약을 내세우며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제1당에 올랐는데요. 헌재는 전진당을 이끌었던 피타 림짜른닷 대표와 다른 고위 인사들에 대해서도 10년간 정계 진출을 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주요 정당이 해산되고 현직 총리까지 해임되면서 태국 사법부가 정계를 장악하고 있음이 다시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미국 경제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달 미국 물가 지표가 나왔는데 결과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노동부는 14일,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CPI가 3%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인데요. 전달과 비교해선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물가지수를 볼 때 눈여겨봐야 하는 게 근원 CPI 아닙니까?

기자) 네,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2%, 전월 대비 0.2% 상승했습니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최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며 2021년 4월 이후 가장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어떤 항목 물가가 많이 오르고 내렸는지 물가 지표를 좀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주거비인데요.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거비는 0.4% 상승하면서 월간 증가율의 약 90%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2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에너지 가격은 이번 달에 변동이 없었고요. 식품 가격은 6월과 마찬가지로 0.2% 상승했습니다. 그 외 신차와 중고차, 교육, 항공료, 의류 등은 모두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7월 물가지수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미 언론은 지난달 CPI 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한 것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이션이 가라앉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합니다. 또 이 같은 결과로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물가는 지난 2022년 6월에 9.1%로 정점을 찍었는데요. 이후 대체로 하락세를 이어오다 드디어 2%대에 진입한 겁니다. 이렇게 목표치에 근접한 결과가 나오면서 오는 9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건데요. 다만 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에 관해선 시장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FOMC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구입니다.

진행자) 왜 의견이 나뉘는 건가요?

기자) 바로 실업률 때문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는 물가와 노동시장을 함께 고려하는데요. 지난달 실업률이 4.3%로 올랐습니다.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거의 3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일면서 일각에선 연준이 9월에 통상적인 0.25%P 인하가 아닌 0.5%P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경제학자는 연준이 금리를 0.5%P 인하하려면 노동 시장이 상당히 악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1년 넘게 5.25%~5.50%의 기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