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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핵무기 기하급수적 확대…군사력 한계 없이 늘릴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북한 9.9절 기념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북한 9.9절 기념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부수립일인 9.9절을 맞아 미국의 핵 위협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핵 무력을 한계 없이 늘려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 보내는 경고메시지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김정은 “핵무기 기하급수적 확대…군사력 한계 없이 늘릴 것”.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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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9절 연설을 통해 핵 무력 정책의 성과 등에 대한 평가를 내놨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을 맞아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정 지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한 ‘위대한 우리 국가의 융성번영을 위해 더욱 분투하자’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핵 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없이 관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10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한일의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 등과 관련해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블록 체계의 무분별한 확장 책동과 그것이 핵에 기반한 군사블록이라는 성격으로 진화됨에 따라 중대한 위협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맞서 “공화국의 핵 역량과, 이를 국가의 안전권을 보장하는 데 임의의 시각에 옳게 사용할 수 있는 태세가 더 철저하게 완비돼야 한다”며 “공화국의 군사력은 가속적으로, 지속해서 진화할 것이며 우리는 그것이 도달할 한계점을 찍어놓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북한 9.9절 기념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북한 9.9절 기념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화국의 핵 전투 무력은 철통같은 지휘통제체계 안에서 운용되고 있다”며 “책임적인 핵 보유국”으로서 방어용인 자신들의 핵무기가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인 것 같은데요. 어떤 분석들이 나오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대외, 대내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 제재 무용론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명예교수] “제제 압박을 지속하면 할수록 북한의 핵 무력은 더 고도화되고 무기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텐데 그걸 방관할 건지 아니면 제재를 풀고 적대관계를 해소하면서 새로운 정책을 추구할 것인지는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런 이야기겠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김 위원장이 미국의 핵 블록화라는 정세 진단과 함께 자신들의 핵 무력 강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주민 결속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9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린 9.9절 기념 행사 중 간부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9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린 9.9절 기념 행사 중 간부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녹취: 장용석 박사] “자신들의 핵 무력 증강을 위한 명분을 축적하는 것 이상으로 대내적으로 주민들한테 외부 위협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는 맥락 이런 점에서 일단 대외관계를 활용하는 측면이 하나가 있고.”

진행자) 김 위원장이 미국의 핵 위협을 강조한 것은 추후 전략도발에 나서기 위한 명분 쌓기 차원이 아닐까요? 이에 대해선 어떤 전망들이 나옵니까?

기자)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김 위원장이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현재의 대북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일정한 긴장 고조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기하급수적인 핵무기 증강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김 위원장이 한계점 없는 무력 증강 의지를 피력한 만큼 연내에 이미 예고한 정찰위성 발사나 북한 매체들이 9일 바퀴 12축 발사차량을 공개하며 제기된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8일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뒤로 이동식발사대(TEL)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8일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뒤로 이동식발사대(TEL)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녹취: 홍민 박사] “ICBM 발사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신형급은 아니더라도 기존 모델을 개량한 고체형 발사 또 중거리 탄도미사일 같은 경우도 새로운 신형급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거든요. 이런 무기들의 실험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보여지고 이게 아마 연말 특히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서의 의미도 상당히 가질 것으로 보여지고요.”

진행자) 그렇군요. 김 기자,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에서 경제 부문과 관련해선 어떤 언급이 있었나요?

기자) 김 위원장은 상반기 북한 경제 개선 추진 활동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자신이 역점 사업으로 내건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비롯해 각종 경제 분야 정책 추진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다그쳤습니다.

그는 “20개 시군에서 주요 지방공업공장의 실체가 예상했던 그대로 뚜렷”해지고 있다며 “농사 작황도 전반적으로 괜찮고 그만하면 좋은 결실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방발전 정책에 대해 “무조건적이고도 완벽한 실행”을, 수해복구 사업에 대해서도 “제 기일에 질적으로 끝낼 것”을 역설했습니다.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진우명칭 포병종합군관학교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형 지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진우명칭 포병종합군관학교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형 지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진행자) 그런데 김 위원장이 지방발전 정책에 대한 북한 내부의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고요? 어떤 말을 한 건가요?

기자) 김 위원장은 지방발전 정책이 “70여 년, 근 80년에 달하는 기간 해내지 못했던 사업이라 아직은 지방발전 구상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와 입장을 갖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아직은 나라의 경제 형편이 순탄하지 못하고 여력을 내기도 힘든 조건”이라면서도 이런 회의적인 태도를 “경제실무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 문제”로 규정했습니다.

홍민 박사는 최고지도자의 이런 발언은 무리하게 추진된 지방발전 정책에 대한 내부 불만과 회의론이 팽배한 분위기를 추론할 수 있게 한다며, 실체적 성과에 대한 김 위원장의 조바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경제적으로는 지방발전 정책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인정하면서 이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며 “경제발전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기대감을 주입하려고 주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엔 핵 무력 강화만큼이나 민생 개선도 체제 유지에 중요하다는 인식을 담고 있지만 부족한 재원에 따른 고민도 읽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녹취: 임을출 교수] “핵 무력 건설은 국가가 가지고 있는 재원을 어느 정도 투입하고 있는데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재원은 주민들 스스로의 호주머니를 수탈해서 건설하는 방식으로 지금 이뤄지고 있는 거에요.”

진행자) 김 기자, 끝으로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이었다고 하던데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9.9절 연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에 대해 “형식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통상 9.9절은 김 위원장의 연설 자리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장용석 박사는 김 위원장이 9.9절 중앙보고대회나 부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당정 간부들 앞에서 연설을 한 것은 생소한 장면이라며, 간부들에 대해선 기강잡기 그리고 주민들에겐 지도부의 의지를 천명하는 효과를 노린 형식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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