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국군의 날을 맞아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려 할 경우 정권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은 미 전략폭격기 B-1B가 국군의 날 행사에 동원된 데 대해 미 본토를 겨냥한 도발 가능성을 내비치며 위협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에 강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고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 정권은 지금이라도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 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오직 권력세습만을 추구하며 주민들의 참담한 삶은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특히 쓰레기 풍선, GPS 교란 공격과 같은 저열한 도발을 자행하고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을 부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한동맹에 대해 “지난해 4월 ‘워싱턴선언’을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며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중심으로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를 구축하고 있고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이 행동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연대해 안보태세를 더욱 강력하고 확고하게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군 전략사령부도 국군의 날을 맞아 창설됐다고요. 전략사령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
기자) 네,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를 억제하고 대응하는 임무를 맡게 될 전략사령부가 1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전략사령부 출범이 많은 난관 속에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더욱 단단해진 한미동맹을 토대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마침내 우리 군의 첨단 재래식 능력과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통합하는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게 됐습니다.”
전략사령부는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 3천t급 잠수함 등 한국 군 전략자산을 통합지휘합니다.
아울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을 통제하는 미군 전략사령부의 카운터파트로, 미국 측과 공조해 미한 핵·재래식 통합(CNI) 발전을 논의하고 관련 훈련 실시도 주도하게 됩니다.
초대 전략사령관은 진영승 공군 중장이 임명됐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이번 행사에서 한국의 전략무기들이 선을 보였다고 하던데, 어떤 무기들이 등장했나요?
기자) 먼저 ‘괴물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가 9축 18륜 이동식 발사차량(TEL) 위에 원통형 발사관이 얹어진 형태로 처음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벙커를 파괴하는 미사일로,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 수단입니다.
현무-5의 탄두 중량은 8t으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만큼 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또 현무-5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탄두 중량을 줄이면 사거리 3 5천500km급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전 지역에 대해 초정밀 타격도 가능하다는 게 한국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이밖에 3축체계의 하나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수단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L-SAM)과 킬체인 핵심 전력 중 하나인 스텔스 전투기 F-35A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미군 측에선 행사에 참여한 무기체계가 없었나요?
기자)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인 B-1B랜서가 행사장인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이 전략폭격기가 한국 국군의 날 행사에 등장한 것은 처음입니다.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2천km를 비행할 수 있는 B-1B는 괌 미군기지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날아올 수 있습니다.
핵무기는 운용하지 못하지만, 최대 57t에 달하는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다른 미군 전략폭격기보다 월등한 무장량을 자랑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B-1B는 현재 핵무기를 탑재하진 않지만 가장 빠른 시간 내 평양 지휘부를 초토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무기로 간주하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에서 유사시 가장 빨리 전개될 수 있는 전략무기가 B-1B거든요.”
진행자) 김 기자, 북한에선 국군의 날 행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이런 미 전략 자산 전개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국군의 날 행사에 앞서 1일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이번 행사에 B-1B 전략폭격기가 동원되는 데 대해 강력 반발했습니다.
김 부상은 미 해군 최신 핵잠수함에 이어 “미 공군의 3대 공중 전략자산의 하나인 B-1B 폭격기가 국군의 날 열병식에 맞춰 조선반도 상공에서 시위비행을 하게 된다고 한다”며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핵전략자산들을 항시적으로 들이밀려는 펜타곤의 대결적 기도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담화에서 언급된 미군 핵잠수함은 지난달 24일 부산에 입항한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로, 당시에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에 북한이 계속해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양상인데, 대형 도발을 염두에 둔 걸까요? 어떤 분석이 나오나요?
기자) 김 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의 예고 없는 전략자산 전개가 악습으로 고착된 이상 그에 상응하게 예측할 수 없는 전략적 성격의 행동 조치를 강구하는 것도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며 “미 본토 안전에 중대한 우려감을 더해주는 새로운 방식들이 응당 출현돼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책임한 행위들로 초래되는 임의의 안보 불안정 형세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전쟁억제력을 끊임없이 향상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담화 표현 수위와 어법으로 미뤄 당장 전략 도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기 보다는 말로 위협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이 본토 안전 위협이라는 게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그것 아니면 7차 핵실험인데 계속해서 하진 않고 할 수 있다라는 형태로 북한이 계속 가고 있으니까 잠재적 능력을 보여주는 형태잖아요.”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전략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단기적으로 상황을 크게 악화시키려 할 것 같진 않다며, 다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등 수위를 조절한 도발을 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인터뷰] 이춘근 박사 “북한 핵무기 30~100개 제조할 핵물질 확보”](https://gdb.voanews.com/b5d6218a-ba6b-4712-9d06-4657b8fd054d_w100_r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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