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대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현장 투표가 오늘 실시됩니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운동을 마치고 이제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함지하 기자로부터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이미 투표가 시작됐는데요. 상황이 어떤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현장 투표가 이곳 미국 시각으로 오늘(5일) 0시에 시작돼 미 동부시각으로 오후 현재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입니다.
유권자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한 명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하게 됩니다.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서 0시 투표 시작
투표는 미국 50개 주와 이곳 워싱턴 DC에서 일제히 실시됩니다.
전통적으로 자정에 투표를 실시하는 뉴햄프셔주 마을 딕스빌노치에서 5일 0시에 가장 먼저 시작됐고, 이후 버지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의 투표소가 미 동부 시각 오전 6시부터 유권자들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시차에 따라 중부와 서부 지역에서도 순차적으로 투표소 문이 열렸습니다.
이번 대선의 미국인 유권자는 약 1억6천만 명. 이중 절반에 가까운 약 7천800만 명이 이미 우편 등의 방식으로 사전 투표를 마쳤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현장에서 투표를 하는 주민들이 투표소를 찾을 예정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미국에선 처음으로 ‘여성’대통령이자 ‘흑인∙아시아계’ 대통령이 탄생하게 됩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은 1892년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한 전직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직을 맡는 사례가 됩니다.
이민자 권익 보호 vs 불법 이민자 추방
두 후보는 공약과 정책, 여러 사회적 사안에 대해 극명하게 대비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민자 권익과 여성 생식권 보호, 서민과 중산층의 경제활동 강화 등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에 맞선 국경 봉쇄와 불법 이민자 추방, 수입품 관세 인상 등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는 정반대의 길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외교,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두 후보는 ‘동맹을 통한 문제 해결’과 ‘미국 우선주의’라는 전혀 다른 인식을 보여왔습니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해온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독재자와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등 극명한 입장차이를 보였습니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선거인단 270명 이상 확보하면 승리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구조입니다.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한 주가 1위 후보에게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몰아주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7개 주의 결과에 따라 최종 승자가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선거일을 하루 앞둔 4일 이들 경합주 유세에 집중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니아주에서만 5곳을 돌며 유세를 했습니다.
특히 펜실베니아주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에서 유명 가수인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이 참석하는 콘서트 형식의 집회로 유세를 마무리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마지막 유세에서 “나는 미국의 다음 대통령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부통령] “I am ready to offer that leadership as the next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However, the race ain't over yet and we must finish strong. And this could be this could be one of the closest races in history.”
이어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힘차게 마무리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펜실베니아주를 방문한 뒤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유세를 펼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일 여러분의 투표로 우리 나라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을 새로운 위상과 영광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전 대통령] “With your vote tomorrow we can fix every single problem our country faces and lead America to new heights and glory. Think of that statement. How beautiful that is. New heights of glory. That's what's going to happen when we win the election. And we really will.”
그러면서 “이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생각해 보라”며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결과 확정까지 수주일 걸릴 수도
현재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각 주정부와 일부 시 당국은 만일의 폭력 사태에 대비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정 후보의 당선에 반발한 시위에 대비한 조치인데요.
특히 18개 주와 워싱턴 DC에는 주방위군이 배치돼 폭력 사태 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 워싱턴 DC에선 일부 상점 창문이 합판으로 덮이기도 했습니다.
개표는 지역에 따라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7시~10시 이후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시차 때문에 서부 지역은 동부 시각으로 자정이 넘어서야 개표를 시작하는 곳도 있습니다.
따라서 투표가 마무리된 후 최종 승자가 가려지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지는 현재로선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여론조사의 예측대로 7개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다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주에선 우편 방식의 사전 투표용지를 개표하는 데 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일부 경합주는 규정에 따라 후보 간 격차가 1% 미만일 경우 재검표를 진행해야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일에서 약 나흘이 지나서야 일부 언론으로부터 ‘당선인’ 지위를 얻었습니다.
반면 이들 경합주에서 한쪽으로 표가 쏠린다면 결과는 동부시각으로 오늘 자정쯤 드러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가운데 0시에 투표를 시작했던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는 개표 결과까지 공개했습니다.
이 마을의 유권자는 총 6명인데요. 개표 결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3대 3 동률을 이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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