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진항에 또다시 길이 100m가 넘는 대형 선박이 입항했습니다. 북러 간 무기 거래로 추정되는 가운데 러시아로 향하는 컨테이너가 조만간 2만 개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에서 14일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이날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북한 전용’과 ‘러시아 전용’으로 분류된 부두 중간 지점에 115m 길이의 선박이 보입니다.
북러 무기 거래 현장서 포착된 대형 선박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컨테이너는 선박을 통해 러시아로 옮겨진 뒤 다시 열차로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이날 발견된 선박도 러시아행 무기 선적을 위해 이곳에 입항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컨테이너가 가득합니다. 선박에 이들 컨테이너가 실리거나 반대로 선박이 컨테이너를 내려놓는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라진항에 입항한 선박들이 북한과 러시아 전용 부두의 중간 지점에 빈 컨테이너를 내려놓은 뒤 바로 옆 북한 전용 부두에서 새 컨테이너를 선적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엔 이 선박이 러시아에서 가져온 빈 컨테이너를 하역 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러시아행 컨테이너 수 계속 증가
지난달 27일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강력히 비난하며 북한과 러시아가 거래한 컨테이너가 1만 8천개 이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박 한 척에 실리는 컨테이너가 약 600개인 점으로 볼 때, 이날 입항한 화물선으로 인해 양국이 거래한 컨테이너는 기존 1만8천개에서 최소 600개가 더 추가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가 거래한 컨테이너가 2만 개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 조만간 2만 개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위성사진에 포착된 선박과 컨테이너 만으론 북러 간 무기 거래 여부를 알 순 없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지목한 곳에 또다시 대형 선박이 출현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북러 무기 거래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진 라진항에선 대형 선박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북러, 무기 거래설 부인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설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 10월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간 ‘무기 거래’에 대한 의혹 제기는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 정당한 우호협력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림무성 국장] “The assertion of those member states is nothing more than groundless rumours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DPRK and undermining the legitimate friendly and cooperative relations between sovereign states in accordance with the UN Charter.It is yet another smear campaign devised by Ukraine to seek for prolongation of Ukraine crisis and maintaining its political power by getting more weaponry and financial support from US and Western countries.”
이어 자신들에 대한 무기 거래설이 외부로부터 더 많은 재정 지원을 받고, 정치 권력을 유지하려는 우크라이나가 고안해 낸 “비방 캠페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7월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한 자리에서 “우리는 대북제재 체제를 위반하고 있지 않으며, 제기되는 모든 의혹은 물적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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