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진항에 입항했던 대형 선박이 석탄을 가득 적재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비어있던 석탄 부두에는 선박 출항 후 다시 대량의 석탄이 쌓이기 시작해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서 길이 190m에 달하는 대형 선박이 북한 라진항 석탄 부두에 접안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선박의 적재함 5개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 물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1일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러시아 전용으로 알려진 라진항 석탄 선적 부두에서 대형 선박 한 척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적재함이 비어 있는 상태로 입항했던 이 선박은 최소 5일까지 항구에 머물며 검은 물체를 적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 선박은 지난달 31일 입항해 최소 5일까지 정박한 뒤, 6일 또는 7일 사이에 출항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석탄 선적에는 하루 정도가 소요되며, 라진항에 입항한 선박들이 보통 사흘 이내에 출항하는 점을 고려할 때, 약 일주일 간 머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됩니다.
최근 부두 주변에서 석탄이 대거 쌓이는 모습이 확인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대형 선박이 처음 입항했을 당시, 부두 주변에는 석탄이 거의 없었고, 맞은편 약 1만4천㎡ 부지에 소량의 검은색 석탄만 깔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박이 출항한 뒤인 8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부두와 공터 전체가 검은색으로 덮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그 면적은 약 6만㎡로 추정되며, 일주일 만에 석탄이 쌓인 면적이 약 4배로 증가한 셈입니다.
이 부두에서는 최근 대형 선박이 약 12~13일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입항해 석탄 선적 또는 하역 작업으로 보이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VOA는 지난달 19일에도 같은 위치에서 대형 선박이 정박한 모습을 확인한 바 있으며, 그 이전인 지난달 6일과 지난해 11월 11일, 23일에도 길이 190m의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습니다.
이 부두는 과거 러시아가 자국 석탄을 제3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활용했던 주요 거점으로, 이번에 확인된 석탄 역시 러시아산으로 추정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라진항에서 선적되는 제3국 석탄에 대해서는 제재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 부두에서 실제 석탄이 해외로 출항하는 모습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북제재 논란으로 국제 선박들이 라진항 입항을 기피하면서, 관련 수출업자들이 선박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라진항 석탄 부두에 정기적으로 선박이 입항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며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라진항을 통한 러시아 석탄 수출은 원래 한국과 러시아 건 라진-하산 프로젝트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사업은 북한 항구를 경유해 러시아산 석탄을 한국이 수출하는 구조로 운영됐습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국이 독자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항구에 기항한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면서 프로젝트는 중단됐습니다.
이후 러시아는 중국과 베트남 등 대체 석탄 수출 경로를 찾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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