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6명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워싱턴의 인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습니다. 무관심 속에 장기간 방치돼 있는 한국인 억류자들을 조속히 구출해야 한다는 지적인데, 유엔은 북한이 이 문제에 여전히 비협조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유엔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은 북한이 한국인 억류 문제 해결 요구에 여전히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무그룹 사무국은 한국인 억류자 석방을 위해 북한과 계속 소통하고 있느냐는 VOA의 질문에 “북한이 이미 통보받은 억류 사례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면서, 실무그룹은 2013년에 억류된 김정욱 씨 문제를 다뤄왔으며, 2018년 이 사안을 북한에 전달하고 그의 행방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공식 확인된 한국 국민은 선교사 3명과 탈북민 3명 등 총 6명입니다.
2013년 10월 8일 밀입북 혐의로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는 6년 4개월째 억류 중입니다.
북한은 김 선교사에게 국가정보원과 내통했다며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을 적용해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2014년 12월에 붙잡힌 최춘길 선교사도 무기노동교화형 선고를 받고 억류돼 있습니다.
2016년 7월 평양에서의 기자회견으로 억류 사실이 공개된 고현철 씨 등 나머지 3명은 탈북민입니다.
미국인 억류 사건과 달리 훨씬 오랫동안 북한에 구금돼 있는 한국인들이 처한 상황이나 생사 여부는 거의 거론조차 되지 않는 데 대해 워싱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억류 미국인들을 모두 석방한 북한이 정작 우리 민족이라며 동질성을 강조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선 영사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극도의 모순이자 비인도적 처사라는 비판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이 사안은 오랫동안 국제사회에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고, 불행하게도 한국에서조차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이고요. 핵과 탄도 미사일, 그리고 군사 위협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한국 정부가 자국민을 석방시키려는 정치적 의지가 있다면 억류 문제를 북한과의 대화 의제로 올려야 하지만 꺼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물론 그들이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북한 측에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한국은 그렇게 하기를 꺼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요.”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억류된 자국민을 귀환시키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며, 남북대화를 살리기 위한 자국민 희생은 매우 높은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