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 민간단체들이 관련 상황을 진단하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폐쇄적인 특성 때문에 그의 정확한 건강 상태 파악은 쉽지 않다면서도, 핵과 북한의 취약성 때문에 급변 사태에 대비한 주변국들이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큽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워싱턴의 민간단체 우드로 윌슨센터는 24일 북한이 김정은의 사망을 어떻게 다룰지는 역사가 말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2008년과 비교해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의 진리 국장은 2008년 당시에는 북한의 빈곤과 핵무장, 불투명한 후계 구도로 불확실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면, 지금은 더 고도화된 핵무기, 국제사회의 제재로 더 취약해진 경제 때문에 불확실성도 더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은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 과장됐을 수 있지만, 전례를 볼 때 일축할 수도 없다면서, 후계자 승계 갈등이 촉발할 수 있는 극도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비해 미한일 3국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히 세 나라가 정보수집 전략을 재검토해 추가 자산이 필요한지 점검하고, 한국과 일본은 분열을 초래하는 과거사 극복을, 미국은 동맹국에 대한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포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은 김 위원장이 중태라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반도가 급진적인 변화의 끝에 서 있는 상황일 수 있다며, 그러나 사실이 아니더라도 미한 동맹은 대비 태세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국제문제연구소 미국사무소는 김정은의 상태가 어찌 됐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미중 간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벨퍼센터는 북한 후계 구도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존 박 / 하버드대 벨퍼센터 코리아 프로젝트 국장
“더 큰 그림은 중국 공산당이 할 역할입니다. 북한 내 새 지도부의 지속가능성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의 관계가 제공하는 정치적·경제적 생명줄과 직결돼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대체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데니얼 러셀 /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소문이 확인되거나 반증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통해 배운 교훈은 섣불리 결론을 내리면 안 되고 증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 내 전문가 단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은 북한의 핵 무기와 취약성 때문에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확실한 위기를 동반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한일 3국 동맹의 준비 태세 강화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중국과의 조율을 권고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