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북한주재 영국대사를 역임했던 알라스테어 모건 전 대사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중대한 조치를 취한다면 단계적인 제재 완화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조정관으로도 활동했던 모건 전 대사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북한의 태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알라스테어 모건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24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유엔과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가 다른 결정을 내릴 때까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라스테어 모건 /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
“유엔과 회원국들은 안보리가 다른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제재를 이행해야 합니다. 제재 이행에는 전문가 패널이 제재 위반 대상을 지정 권고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재 체계에 대한 평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조정관으로도 활동했던 모건 전 대사는 이어, 북한이 비핵화에 중요한 조치를 취한다면 제재 완화에 대해 단계적인 접근을 취할 수 있겠지만 북한은 아직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알라스테어 모건 /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
“이것은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또는 인도주의적 이유로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하고는 매우 다른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서 단계적인 완화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런 조치를 취할 만한 과정에 놓여있지는 않습니다.”
모건 전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제공 등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당연한 일로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도주의적 지원이 북한의 태도를 바꿔 상호 신뢰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모건 전 대사는 북한 내 식량 부족 상황이 1990년대 중후반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던 ‘고난의 행군’ 시절과 같이 혹독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식량 상황이나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내놓는 성명 등을 볼 때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공업은 물론 경공업 등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고 많은 사람들은 생계를 잃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모건 전 대사는 이어 북한 정권은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보유나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알라스테어 모건 /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
“북한은 직면한 상황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그런 (핵 개발) 행위를 멈출 것이라고 추정할 만한 요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건 전 대사는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후 내놓은 성명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도달까지 가는 길은 과거처럼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