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목표 달성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습니다. 소셜미디어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온라인 아동 성 착취’ 관련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습니다. 미국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지난 4분기 노동 생산력은 높아졌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기준 금리가 이번에도 동결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일정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이어 4차례 연속으로 금리가 동결된 겁니다.
진행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연준은 성명에서 “물가 상승은 지난해보다 완화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FOMC는 최대 고용과 물가 상승률 2%를 목표로 설정해 왔다”며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보다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결과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언제부터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였는데요. 특히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기 하강 우려에 따라 연준이 3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고요. 따라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발표와 함께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은 어땠습니까?
기자)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긴 했지만, 물가상승률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로 낮아진다는, 그러니까 물가가 잡힌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좀 더 많은 증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작게 봤는데요. 파월 의장은 가까운 시기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FOMC가 3월 회의 때까지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좋은 데이터를 좀 더 보고 싶다”며 “우리는 더 나은 데이터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좋은 데이터의 ‘지속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파월 의장의 말을 들어보면 연준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아주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는 여러 면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했다”고 언급했는데요.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고, 또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현재 목표 범위에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시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게 또 있죠? 미국 경제가 과연 ‘연착륙(soft landing)’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인데요?
기자) 파월 의장은 현시점에서 연착륙을 확실하게 선언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여러 진전에 고무되고는 있지만, 지금은 승리를 선언할 시점이 아니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착륙은 비행기가 착륙할 때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착륙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처럼 급격한 경기 위축이나 실업 증가를 야기하지 않고 경기 하강이 부드럽게 이뤄지는 것을 경제 연착륙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연준의 발표에 따른 시장의 반응 살펴볼까요?
기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연준의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보통 금리가 낮을 때 사람들은 주식시장으로 모여들고, 이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게 되는데요. 따라서 주식 시장은 금리 인하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금리 인하 시점이 지금으로선 불확실한 거죠?
기자) 네, 일각에선 3월이 아니면 5월에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시점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온라인 거래플랫폼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에 “연준이 첫 금리 인하를 위해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시장 가격처럼 빠르게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 연방 상원에서 온라인상에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어떻게 지키고 보호할 것인지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1일 미 상원 법사위원회가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라는 주제의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통한 아동 착취와 성범죄, 자살, 괴롭힘 등의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 상원 법사위가 청문회를 개최한 겁니다.
진행자) 이날(31일) 청문회에 미국의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 수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스냅챗’의 에번 스피겔, ‘틱톡’의 추쇼우즈, ‘X(엑스)’의 린다 야카리노, ‘디스코드’ 제이슨 시트론 CEO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의원들은 이들이 수장으로 있는 기업들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CEO들을 질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청문회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약 4시간 동안 이어진 청문회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요. 기업 임원들을 질책하는 의원들을 향해 방청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청문회는 소셜미디어에서 성 착취를 당했다고 말하는 어린이와 부모들의 사전 녹음된 증언으로 시작됐는데요. 청문회 내내 자살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죽은 자녀의 사진을 들고 서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이 소셜미디어 대표들을 강하게 몰아붙였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이 오갔는지 보죠.
기자) 민주당 소속인 딕 더빈 상원 법사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직면하는 많은 위험에 대한 책임이 이들 CEO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빈 위원장은 “그들의 디자인 선택, 신뢰와 안전에 대한 적절한 투자 실패, 기본적인 안전보다는 더 많은 참여와 이익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가 우리 아이들과 손자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를 보면 의원들의 소속 정당에 따라 주장이 다른 경우를 볼 수 있거든요? 이번 청문회에서는 어땠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과 공화당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며 CEO들을 몰아붙였습니다.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더빈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레이엄 의원은 CEO들을 향해 “여러분은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며 “사람을 죽이는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서 특히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사람이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저커버그 CEO입니다. 저커버그 CEO가 이끄는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수많은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데요. 미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온라인상의 아동 성 학대물 신고는 지난해 3천600여만 건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는데, 이 중 2천만 건이 페이스북에서의 성 학대 신고였습니다. 공화당의 조시 하울리 의원은 저커버그 CEO를 향해 “당신의 상품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피해 가족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진행자) 저커버그 CEO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저커버그 CEO는 뒤돌아서서 방청석에서 자녀 사진을 들고 있는 가족들을 향해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여러분 가족이 겪었던 일들을 그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된다”며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일련의 사건에서의 메타의 역할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한편, 중국 관련으로 의원들의 비난을 받은 CEO도 있다고요?
기자) 네, 추쇼우즈 틱톡 CEO는 의원들로부터 중국과 연관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틱톡의 모회사는 중국 기업인 바이트댄스인데요. 미 의회는 그간 틱톡을 통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 등이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습니다. 의원들은 추 CEO를 향해 “국적이 중국이냐” 등의 질문 공세를 이어갔는데요. 추 CEO는 자신은 싱가포르 사람으로,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세 자녀와 함께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며 중국 연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서 아동 성 착취와 그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나요?
기자) 의원들은 CEO들에게 기업들이 책임을 지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긴 했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다만, 이날(31일) 청문회에 참석한 CEO 5명 중 2명은 온라인 안전 관련법안을 지지하기로 했는데요. X의 야카리노 CEO와 스냅챗의 스피겔 CEO는 초당적으로 입법이 추진 중인 ‘아동 온라인 안전법안(KOSA)’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법안은 온라인 괴롭힘이나 성적 착취, 거식증, 자해 등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미성년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아이들이 해로운 콘텐츠를 보는 걸 막지 못했을 경우 해당 소셜미디어 기업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은 미국의 노동 시장과 관련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일자리가 감축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취업 컨설팅 회사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가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에서 정리해고 예정인 일자리의 수는 8만2천300여 개에 달했습니다. 전달인 12월에 비해 136% 뛴 수치입니다. 하지만 1년 전인 2023년 1월에 비교했을 때, 근로자 해고 비율은 여전히 20%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문에서 해고가 두드러졌습니까?
기자) 금융과 기술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금융에서만 지난 1월에 2만3천200여 명이 정리해고됐는데요. 이는 2018년 9월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이고 지난해 초에 비해 두 배 많은 수치입니다. 또 기술 분야에서 1만5천8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전자 지갑 플랫폼인 페이팔 등이 정리해고를 발표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대형 물류업체 UPS가 지난달 30일 근로자 1만2천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고요. 식품 생산업체도 1월 한 달 사이 6천650여 명을 정리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1일 노동부가 실업수당 신청 건수를 발표했죠?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지난달 27일 자로 끝나는 주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2만4천 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전주보다 9천 건 증가한 겁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수준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척도인데요. 전문가 전망치였던 21만2천 건보다 다소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해당 보고서를 발표한 회사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일자리 감축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앤드루 챌린저 수석 부사장은 “조용했던 4분기가 지나고 1월 정리해고 발표가 잇따라 미국 기업들을 강타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감원의 배경에는 광범위한 경제 동향과 여러 부문에서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을 채택하는 등 많은 이유가 있다면서도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정리해고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난 4분기 노동생산성은 높아졌다는 노동부의 자료가 눈길을 끕니다.
기자) 노동생산성이란 근로자 한 사람이 주어진 시간 동안 얼마만큼의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했는지를 측정하는 척도인데요. 지난 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연 3.2%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 2.5%보다 높게 나온 건데요. 더 짧은 시간에 더 큰 생산성을 보인 거라고 해석하면 쉽습니다. 또 전체 생산성은 2.7%의 속도로 확장했는데요. 최근 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2022년 1.9% 감소한 후, 2023년 평균 1.2%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미국 근로자의 임금은 느리게 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4분기 근로자 임금과 복리후생은 2년 반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현재 미국 노동 시장이 둔화세를 보이는 것과 맞물리고 있는 건데요. 노동부는 노동비용의 가장 광범위한 척도인 ‘고용비용지수(ECI)’는 지난 분기 0.9% 증가했다고 밝혔고요. 임금 및 급여도 0.9% 오르면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습니다. 한편 정부의 고용 비용 지수로 측정한 보상비용은 지난 4분기에 0.9% 상승해, 이전 분기의 1.1% 증가에서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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