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경제·과학기술 협조 강화...직접교역 확대 추진

지난달 3일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에 필요한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개최한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리용남 북한 대외경제상(왼쪽 두번째)이 주최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조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식 문서를 채택했습니다. 두 나라는 특히 직접 교역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14일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조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회담록을 조인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리룡남 북한 대외경제상과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평양에서 회담록에 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회담록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두 장관은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회담을 열고 경제 협력과 무역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회담과 관련해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언론보도문을 통해 두 나라가 직접 교역 규모를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을 거치는 교역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회담에서 “중개국을 이용하지 않는 직접 수출망 구축은 상품 가격 인하뿐 아니라 상품의 질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극동개발부는 중국의 대북 수출 물량 가운데 3분의 1인 9억 달러 상당이 러시아제 상품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또 ‘조선무역회관’을 설립하고 연말까지 시범 가동할 예정입니다. 조선무역회관은 러시아와 북한에 동시에 등록되며, 두 나라 무역 교류를 증진하는 한편 결제를 간소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두 나라에서 공인된 협력 은행들을 통해 자국 통화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러시아 측에서는 러시아 개발 은행 RDB가 선정됐습니다. 극동개발부는 “북한 기업들이 러시아 내 은행들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제3국의 중개 없이 결제를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리룡남 대외경제상과 갈루슈카 장관은 또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 전력을 북한 나선시에 공급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의 라오동부에너지시스템은 (RAO Energy System of the East) 이미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인민위원회와 사전 타당성 조사를 끝냈다고 극동개발부는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은 또 북한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발전소 건설 예정지에 풍력측정기를 설치하고 기상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갈루슈카 장관을 비롯한 러시아 대표단은 ‘북-러 친선의 해’ 폐막식 참석을 위해 지난 12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13일 열린 폐막식에는 리용남 북한 대외경제상, 박명국 외무성 부상과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부 장관,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안드레이 클리모프 총이사회 상무위원이 참석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김정인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러 공동선언을 채택한 지 15주년 되는 올해를 북-러 친선의 해로 정하고 교류를 확대해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