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고위 관리가 아프리카를 방문해 앙골라 등 아프리카 나라들에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촉구했습니다. 아프리카에는 북한과 두터운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들이 많은데요, 이들 나라가 북한과 어떤 협력을 해왔고, 또 하고 있는지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토머스 컨트리맨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담당 차관보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북한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컨트리맨 차관보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VOA’ 기자와 만나 “아프리카 나라들이 북한의 핵 위협을 피하고 싶으면 우간다가 지난 5월 취한 행동처럼 북한의 돈줄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앙골라를 방문 중인 컨트리맨 차관보는 북한의 위협이 멀리 있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행동과 수사 덕분에 세계는 심각한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컨트리맨 차관보] “There is the highest probability…”
무엇보다 북한의 핵 위협을 거론하면서, 현 시기가 7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때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나라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컨트리맨 차관보가 북한과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에서까지 북한을 겨냥한 건, 아프리카와 북한 사이의 오랜 우호관계 때문입니다.
외교적으로 비동맹 전통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는 대체로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북한이 아프리카와의 이런 관계를 이용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정황이 유엔 안보리 보고서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1718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발표한 지난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3년 8월, 총 18 명의 기술자를 탄자니아로 파견해 전투기 재생 작업에 관여했습니다. 또 에티오피아가 탄약과 탱크용 포탄 등을 생산하는데도 협력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어 전문가 패널은 2015년 보고서에서 북한산 탱크 부품이 중앙아프리카의 공고공화국으로 향하려다 적발된 사례를 지적했고,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와의 무기 관련 거래에 북한이 개입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또 만수대창작사를 통해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 기념비와 조각상에서 박물관과 경기장, 심지어 궁전까지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세네갈과 나미비아, 앙골라, 베닌, 보츠와나,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토고, 적도 기니, 짐바브웨가 북한이 만든 건축물을 보유한 상태로, 이 중 나미비아는 최근 자국 내 탄약공장을 북한이 건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로이터 통신’이 유엔의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콩고민주공화국에 권총 등 무기를 제공하고, 대통령 경호와 특수부대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교관 30여 명을 파견했다고 보도하는 등 북한과 아프리카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돈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컨트리맨 차관보의 이번 아프리카 방문이 북한과 아프리카 나라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특히 지난달 25일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순방을 통한 대북 압박외교와 비슷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당시 한국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우간다 간 안보와 군사, 경찰 분야 협력 중단을 약속 받았다고 밝혔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