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성 발사를 종합 지휘하는 평양 위성 관제소 주변에서 최근 새 건물이 들어선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또한 다른 대규모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인 것도 확인됐는데, 위성 관련 시설을 확장하려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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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한 가운데 북한의 위성 발사와 운용을 지휘하는 평양종합관제소 주변에 새 건물이 들어선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3월 중순 에어버스가 촬영해 최근 구글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에 평양종합관제소 내 관제센터 아래 동남쪽으로 기존에 없던 ‘디귿’자 형태의 건물과 작은 연병장 형태의 부지가 새롭게 조성된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가로 약 60m 세로 약 20m 크기의 건물 앞에는 단상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착됐고, 그 맞은 편에는 소규모 병력이 집결 가능한 연병장으로 추정되는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은 과거 군부대 또는 위성 관제소 관련 부속 시설로 추정되던 건물 2동이 있었지만 지난 2022년 3~6월 사이 화재로 건물들이 전소됐었습니다.
이후 상당 기간 방치돼 왔는데, VOA는 지난해 11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해당 부지 곳곳에서 골조가 윤곽을 드러낸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앞서 화재로 전소된 건물과 주변을 포함해 약 2만5천 제곱미터 넓이의 부지에서 터 다지기 공사가 시작됐었고, 동남쪽 신축 부지에서는 약 60m 길이의 직사각형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었는데, 이번에 흰색 지붕이 올라간 완전한 건물 형태가 갖춰진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건물은 지난해 12월부터 흰색 지붕 형태가 서서히 포착되기 시작했고, 올해 1월부터는 건물 주변 공터를 정리해 2월 즈음부터 연병장 등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건물의 용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관제소 주변의 주택 형태와는 확연히 다르고 관제소 경내 건물들과 외관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평양종합관제소와 관련된 부속 건물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지반 공사가 진행되던 근처 또 다른 부지에서도 건물 기초 공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지반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와 공사 자재들이 곳곳에 쌓여 있고, 공사를 위한 기계와 차량들의 움직임도 확인된 것입니다.
해당 부지에서는 가로, 세로 50m 정도의 건물 1동과 가로 15m, 세로 40m 정도의 건물 2동이 올라가고 있는데, 이 곳 역시 지난해 11월 사진에서는 공사 시작을 위한 지반 다지기 흔적만 발견됐었던 것에 비해 공사가 많이 진척된 모습입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윤곽으로 볼 때 이 건물들 역시 주택 용도가 아닐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주목할 만한 변화 … 계속 주시해야 할 사안”
이와 관련해 미국의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It's something to keep an eye on. I don't know if we're at the stage where you could like put your name out there and say this is something that could be something related to it. But they built that whole new center and that's what they're using to build their new satellite infrastructure. So it could be that they decided to rebuild whatever was there previously or that they've repurposed that area for something else.”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현재로서 정확히 위성시설과의 연관성을 확언할 수 있는 단계에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북한은 완전히 새로운 위성관제센터를 건설했고, 새 위성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부지에 전소되기 전 위성 관제 관련 시설이 있었던 만큼 그것을 재건하기로 결정했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용도를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앞으로 계속 주시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부터 군사정찰위성을 군사적 억제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지목하고 발사를 적극 추진해왔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5월 31일과 8월 24일, 1, 2차 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로켓 추진체 문제로 실패했으며, 3번 째 발사인 지난해 11월 발사에서 '만리경-1호'를 처음으로 우주 궤도에 진입시켰습니다.
북한은 이후 올해 추가로 3개의 정찰위성을 더 발사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지난 5월 27일 6개월 만의 추가 발사 시도에 나섰지만 1단 비행 중 공중폭발하면서 또다시 실패했습니다.
평양종합관제소는 북한의 우주개발사업을 총괄하는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산하 기관으로 지난 2015년 설립됐으며, 주로 인공위성 발사 업무를 맡아 온 것으로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의 우주발사체와 위성의 발사와 운용을 지휘하고 위성의 관측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북한의 우주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로 평가돼 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