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직인 한국계 의원들도 선거 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부 선거구는 격전지로 꼽히지만 한국계 의원들은 현재 대부분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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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5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선거에 현직 의원으로서 출마하는 한국계 인사는 4명입니다.
공화당의 영 김 하원의원과 미셸 스틸 하원의원, 민주당의 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은 모두 재선에 도전합니다.
특히 민주당의 앤디 김 하원의원은 한국계로서는 첫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합니다.
앤디 김 의원은 21일 민주당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을 했습니다.
[녹취:김 의원] “What I learned on January 6 is that all of us are caretakers for our great republic. We can heal this country, but only if we try."
김 의원은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건 때 건물에 남아 묵묵히 쓰레기를 치웠던 당시를 회상하고 “내가 1월 6일에 배운 것은 우리가 모두 위대한 공화국의 수호자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노력해야만 이 나라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계 첫 상원의원 도전 앤디 김, 여론조사에서 앞서
임기 중 부패 재판에 휘말린 민주당의 밥 메넨데즈 전 상원의원이 18년 동안 유지했던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직에 김 의원은 무난히 선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뉴저지주는 1972년 이후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없는 곳입니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김 의원은 공화당 후보인 호텔 사업가 커티스 바쇼를 앞서고 있습니다.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한인 이민자 1세대 부모 아래 태어난 42세의 김 의원은 뉴저지 남부 지역에서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2018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기록한 김 의원은 정치 입문 전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내는 등 국가 안보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특히 하원 입성 후에는 한반도와 관련해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구가 매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되도록 힘쓰는 등 미한 동맹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 및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계 인사인 공화당의 영 김 하원의원과 미셸 스틸 하원의원이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재선에 도전합니다.
현재 두 의원의 선거구는 각종 지표에서 다른 격전지에 비해 공화당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 정치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 여론조사 결과, 스틸 의원이 민주당 후보인 변호사 데릭 트란과 맞붙는 45선거구는 현재 ‘공화당 우세’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영 김 의원이 민주당 후보인 은퇴 소방관 조셉 케르와 겨루는 40선거구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유력’으로 관측됐습니다.
한국 인천 출신으로 1975년 미국으로 이주한 영 김 의원은 에드 로이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 보좌관 출신으로 현재 의회에서 한반도 외교안보 문제와 관련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사입니다.
특히 김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촉구하는 데 앞장서고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도 큰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
김 의원은 최근 국가안보를 주제로 한 본회의장 연설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 아야톨라, 그리고 김정은이 자유 및 민주주의의 일말의 희망을 없애기 위해 협력하면서 자 세계가 공격을 받고 있다”며 억지력 강화와 동맹국과 신뢰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녹취:영 김 의원] “The free world is under attack as Vladimir Putin, Xi Jinping, the ayatollahs and Kim Jong Un are teaming up to destroy any glimpse of freedom and democracy in their path.”
각종 입법 활동에서 영 김 의원과 자주 협력해 온 스틸 의원은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 성장했으며, 하원의원으로 당선되기 전 지역 공화당 정치에 수년간 몸담아 탄탄한 공화당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스틸 의원은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미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진전을 내기 위한 입법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워싱턴주 첫 한국계이자 흑인 여성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스트릭랜드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워싱턴주 10선거구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주는 정당과 관계없이 예비선거에서 득표율이 많은 두 명의 후보를 본선거에 보내는데, 지난 6일 예비선거에서 스트릭랜드 의원은 54.4%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당시 예비선거에서 득표율 27.8%을 얻은 엔지니어 출신의 공화당 소속 돈 휴엣과 11월 선거에서 맞붙게 됩니다.
미군인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트릭랜드 의원은 재향군인 관련 입법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스틸 의원은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미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각종 결의안과 함께 ‘한반도 평화 법안’의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