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올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갱신된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자 명단에서 북한은 ‘대사급’ 인사가 연설을 맡을 것으로 예고됐으며, 한국은 ‘장관급’ 인사를 내세우며 윤석열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북한이 오는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작되는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최선희 외무상 대신 김성 대사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엔총회가 최근 갱신한 제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잠정(provisional) 연설 일정에 따르면 북한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30일 연설할 예정입니다.
북한 대사급 연설 변동 없어
북한의 연설자에는 ‘CD’라는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이는 외무상이 아닌 대사급 인사가 북한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다는 뜻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 7월 공개된 1차 연설 일정표를 토대로 북한이 ‘대사급’ 인사를 예고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번에 갱신된 명단에서도 그 내용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최선희 외무상이 연설자로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이번 일정표에 따르면 김성 대사가 북한을 대표해 연설할 가능성이 여전히 큽니다.
북한은 2014년과 2015년에는 리수용 외무상을,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리용호 외무상을 뉴욕으로 파견했으나, 2019년부터는 김성 대사가 꾸준히 유엔총회 연단에 서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미 가능성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미국은 여전히 외교에 전념하고 있고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추구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다”며 외교의 문이 여전히 열려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문제와는 별개로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해서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불참 가능성
한국의 경우, 유엔총회 연설자로 장관급 인사를 내세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설 일정에 따르면 한국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11번째 순서로 연설하며, 명단에는 장관급을 뜻하는 ‘M’이 표기됐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연설자를 교체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현재로선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한국은 정상급 인사를 연설자로 예고하며 연설 순서도 24일로 잡혀 있었으나, 장관급 인사로 교체되면서 연설 일정도 6일 뒤로 밀렸습니다.
한국, “검토 중”…장관급 인사 연설은 8년만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 연설 여부와 관련한 VOA의 질의에 즉답을 피한 채 “참석 수준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과 이듬해인 2023년 연속으로 유엔총회에서 연설했습니다.
한국이 대통령이 아닌 장관급 인사를 유엔에 파견한다면 2016년 71차 유엔총회 이후 8년 만입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연설자로 내세웠습니다.
유엔총회는 매년 9월 새로운 회기가 시작된 뒤 각국 정상과 외교장관, 대사들이 기조연설을 하는 일반토의 행사를 개최합니다. 국가별로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24일, 브라질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연설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26일 오후에, 중국과 러시아는 28일 오전에 각각 부총리와 장관급 인사를 연설자로 내세워 연설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