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폭격기인 B-2 스피릿 등 전략폭격기 6대가 한반도 근해에 출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일 연합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전략폭격기 6대가 동시에 출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서울에서 정찬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B-1B 랜서 4대와 B-2 스피릿 스텔스 두 대 등 모두 6대의 전략 폭격기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자위대 소속 항공기와 대규모 ‘폭격 태스크 포스’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7일 하루 동안 미국 텍사스 다이스 공군기지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각각 두 대씩 모두 넉 대의 B-1B 랜서 폭격기가 출격했고 동시에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섬 공군 기지에서는 B-2 스피릿 폭격기 두 대가 일본 근해를 지나 대한해협 인근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있던 F-15C 이글 전투기 4대와 F-35B 한 대, 그리고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항모타격단 F/A 18 수퍼호넷 전투기도 동시에 출격했으며 B-1B 폭격기 2대도 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공군은 이번 임무가 언제 어디서든 치명적이고 준비된 장거리 공격 옵션을 전투사령부 지휘관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케네스 윌즈바흐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이번 폭격기 출격에 대해 미군이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동맹국과 통합적 행동을 할 수 있는 동시임무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B-1B와 B-2 폭격기는 B-5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 폭격기로 꼽히는데 이번 훈련에서 폭격기 6대 동시 출격은 매우 이례적이며, 중국과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은 물론 미군의 순환배치 확대 전략 등 다목적 훈련일 것으로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신인균 /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B-1B 같은 경우는 초음속 폭격기입니다. 미국이 갖고 있는 폭격기 중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초음속 폭격기가 B-1이고 B-2는 레이더에 전혀 탐지가 안 되는 스텔스 폭격기이기 때문에 이 두 기종이 서로 상호 보완작용 작전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신범철 /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이번 훈련은 미일 연합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됐고 중국 및 북한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시간에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과 간접적인 연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민간 항공기 추적 사이트 노 콜싸인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정찰기 EP-3가 미한 연합훈련 이틀째인 19일 한국 수도권 상공에서 지상과 공중의 신호정보인 시긴트를 수집 분석하며 대북 정찰비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정찰비행은 통상적인 임무 수행일 가능성이 높지만, 방어성격의 컴퓨터 모의훈련인 이번 미한 연합훈련과의 관련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한국에서 재확산 되고 있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이틀 연기된 뒤 대폭 축소 운영되고 있는 이번 미한 연합훈련은 지난 18일부터 시작돼 오는 28일까지 계속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정찬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