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13억 달러 이상의 화폐와 가상화폐 탈취를 시도하고 사이버 공격 등 범죄 공모에 가담한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3명을 전격 기소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부처들은 합동으로 북한의 암호화폐 관련 사이버 공격의 위협을 경고하는 주의보를 발령하고 북한이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해 여전히 암호화폐 탈취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법무부는 17일 전 세계에서 발생한 사이버 공격과 금융 범죄 등과 관련해 북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3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소장은 지난해 12월 제출됐으며 북한의 군 정보기관 정찰총국 소속의 전창혁과 김일, 박진혁 등 3명이라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이들이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자행하고 전 세계 금융기관과 기업들로부터 13억 달러 이상의 화폐와 가상화폐를 훔치거나 빼앗는 등 다양한 범죄 공모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이 여러 악성코드가 담긴 암호화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배포했으며,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마케팅 관련 사기를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14년 11월 소니영화사에 대한 파괴적 사이버 공격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해킹을 자행했으며, 2017년 5월에는 파괴적 랜섬웨어 워너크라이를 만들어 해킹 복구를 대가로 금전을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타이완, 멕시코 등의 은행에서 12억 달러 이상을 훔치려 시도했고, 2017년 12월에는 슬로베니아 가상화폐 회사로부터 7천 5백만 달러 등 여러 회사를 상대로 가상화폐를 탈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공작원들은 총보다 키보드를 사용하고 현금 대신 암호화폐의 디지털 지갑을 훔치는 등 세계의 대표적 은행 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부처들은 합동으로 북한의 암호화폐 관련 사이버 공격의 위협을 경고하는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시설국과 연방수사국 FBI, 그리고 재무부는 17일 북한이 제기하는 암호화폐 사이버 위협을 분석한 결과 북한 정권이 운영하는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암호화폐 거래소와 금융 기업을 비롯해 개인과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 해킹 조직이 사용하는 악성코드와 지표 등을 파악했으며, 이들이 암호화폐 거래 수단을 가장한 ‘애플 제우스’라는 멀웨어를 이용해 합법적인 암호화폐 거래인 것처럼 속여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악성 웹사이트를 통해 피해자를 감염시키는 것은 물론, 사회연결망 서비스 등을 활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개인과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앞서 국무부도 16일 북한이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를 생산하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를 해킹했다는 한국 국정원의 보고와 관련해,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은 미국과 세계 각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그러면서 북한은 금융기관 해킹과 사이버 첩보 활동에서 중대한 위협으로 남아있다며, 파괴적인 사이버 활동을 수행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