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4주기를 맞아 미국 곳곳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미국 의회에는 웜비어의 이름을 딴 두 번째 법안이 발의됐고 뉴욕에서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앞 거리를 ‘웜비어 길’로 조성하는 방안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에 약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되고 6일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웜비어 사망 4주기를 맞아 한국계인 공화당의 영 김 하원의원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17일 하원 본회의장 연단에 섰습니다.
김 의원은 웜비어가 22살의 나이에 잔인한 북한 정권의 손에 부당하게 숨졌다며 북한 정권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영 김 /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지난 17일)
“웜비어는 어떤 미국인도 어떤 사람도 겪어서는 안 될 일을 경험했습니다. 미국은 북한 정권에게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의 롭 포트만 상원의원은 이날 지역 신문 ‘신시내티 인콰이어’에 ‘4년 후, 우리는 오토 웜비어를 위한 정의를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웜비어의 죽음을 계속 기억하고 잔인한 북한 정권이 웜비어의 죽음과 무수한 다른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포트만 의원은 북한의 억압적인 정권을 제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 의회에서는 웜비어의 이름을 딴 두 번째 법안,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과 감시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2019년 말 대북 제재 강화법인 ‘오토 웜비어 북핵 제재 강화법’에 이어 지난해 상원에서 웜비어 사망 3주기 추모 결의가 채택된 데 이은 입법 활동이 올해도 이어진 것입니다.
웜비어가 졸업 후 정착할 예정이었던 뉴욕시에서는 2년 전 제기된 ‘웜비어 길’ 조성 방안이 4주기를 맞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2019년 공화당 소속의 조 보렐리 시의원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주유엔 북한 대표부 앞 거리를 ‘웜비어 길’로 조성하자는 조례안을 처음 발의했고, 이 조례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입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빌 드블라지오 / 뉴욕시장 (지난 9일)
“북한 정부보다 더 억압적인 정부는 없습니다.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의 가족을 위로하며 북한 주민들이 매일 겪는 억압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특사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최근 폭스 뉴스에 뉴욕 유엔에서 북한은 여전히 기억되고 있는 이 젊은 청년의 이름을 매일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마이크 폼페오 전 국무장관 역시 폭스 뉴스에 ‘웜비어 길’ 조성을 통해 미국은 잔인한 독재자들에게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과 전 세계에 상기시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도 이 방송에 웜비어의 이름을 딴 거리 이름을 통해 버지니아 대학생이던 웜비어의 삶을 기리자는 제안을 완전히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케인 의원은 그러면서 웜비어 길은 북한 외교관들에게 김정은 정권의 진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