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1일 오전 발사돼 우주궤도에 안착했습니다. 1차 발사부터 순조로웠고, 현재 지상국과 교신에도 성공해 고화질 위성사진 등을 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 위성의 성능이 북한 위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면서, 한국의 정찰능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진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스페이스 엑스 위성센터]
“3, 2, 1, 점화!”
현지 시간 1일 오전 10시 19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Ⅹ의 발사체 팰컨9(나인)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한국군의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발사체는 발사 2분 22초 후 1단 추진체가, 이어 약 20초 뒤에는 위성보호 덮개, 페어링이 분리됐습니다.
팰컨 9의 1단 발사체는 발사 후 바다에 낙하해 버려지는 일반적인 것들과 달리 발사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스페이스 엑스 위성센터]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의 4번 착륙 구역으로 돌아오면서 착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발사 14분 뒤인 10시 33분.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정찰위성 1호기는 목표로 설정했던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했으며, 궤도에 안착한 정찰위성 1호기는 오전 11시 37분 해외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고 한국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한국 정찰위성은 800kg급이며, 1만 3500kg으로 초대형급인 미군 정찰위성 ‘키홀’에 비하면 중간 정도의 크기이지만, 3m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과 달리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 국방부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 올려 5기의 위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2호기부터 5호기는 고성능 영상 레이더, SAR을 탑재해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어도 북한 지역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정찰위성은 군사적 효용성과 가치가 높은 훌륭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 밴 디펜 /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정부는 더 좋은 해상도의 위성을 갖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30cm 정도면 꽤 좋습니다. 북한에 대한 한국의 정보 수집을 가정한다면, 당연히 시설과 차량, 활동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많이 모을 수 있습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ST 애널리틱스 박사도 위성사진의 해상도는 광학장비를 탑재할 위성의 크기에 달려 있다면서 중형급인 한국의 위성은 북한의 주요 움직임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커스 실러 / ST 애널리틱스
“상업용 위성과 비교하면 매우 좋은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알고 있는 궤도 내 프랑스의 위성과 비교하면 비슷합니다. 따라서 한국 위성은 좋습니다. 기반시설의 움직임과 변화를 관측하기에 충분합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북한에 단순 ‘비교 우위’가 아닌 ‘비교 불가’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십 개의 위성을 활용하는 미국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위성 정보는 중첩될수록 좋은 만큼 한국이 향후 5개의 정찰위성을 모두 발사해도 ‘사각지대’를 미국과 함께 메워야 한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한국이 위성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