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최초로 한국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쳤던 태영호 전 국회의원이 앞으로 북한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국제 공조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인 태 전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고 또 낙선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자유 민주주의 선거 체제를 북한 엘리트층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내다 지난 2016년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한국 국회의원은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탈북민 최초로 서울 강남갑 지역구에 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4년 뒤, 지난달 실시된 22대 총선에선 보수당의 험지로 불리는 서울 구로을에 여당 후보 출마했으며 득표율 40%로 낙선했습니다.
태 전 의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은 진정한 민주주의와 선거를 1당 독재 체제에 살고 있는 북한 사람들에 알렸다며, 낙선은 실패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태영호 / 전 한국 국회의원 (국민의힘)
“북한의 전직 공직자라고 해도 일단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찾아서 온다면 정말 공정하게 다른 대한민국 국민과 다 같이 잘 대해주는 이런 사회라는 것을 (북한에) 알렸고. 이번에는 제가 구로을에 가서 선거에서 낙선됐습니다. 낙선됐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제 삶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저의 이러한 활동이 ‘진정한 민주주의와 선거가 무엇이냐?’라는 걸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에게 정말 잘 보여주는 기회가 이런 기회가 됐고...”
태 전 의원은 이어 지난 4년간 열심히 국회 의정 활동을 펼쳤지만 북한인권재단을 출범시키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습니다.
태영호 / 전 한국 국회의원 (국민의힘)
“제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정말 남들처럼 삭발도 하고 1인 피켓 시위도 하고…좀 더 내가 열심히 노력을 기울여서 북한인권재단과 같은 이런 것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으면 상당히 좋았겠는데, 북한인권재단을 만들지 못한 그런 좀 아쉬움 또 자책감이 있습니다.”
태 전 의원은 의정 활동 초기 남북 관계 개선을 중시했던 전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여러 비난을 받았지만, 북한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동료 의원들이 김정은 정권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옵니다.
태 의원은 이어 최근 북한 정권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서는 정상 국가가 아닌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실례라고 경고했습니다.
태영호 / 전 한국 국회의원 (국민의힘)
“북한을 정상 국가로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선의에 기대면 항상 우리가 피해를 당하게 돼 있거든요. 북한이 얼마나 비정상적인 국가인지를 이번 기회에 다시 명백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저는 이런 세습 독재자에 대해서 우리 식의 기준으로 판단하거나 선의에 기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태영호 전 의원은 앞으로 북한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 협력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통일·민족 적대시 정책을 비판하고 자유 통일을 강조하는 데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