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김일성 광장에 대형 구조물이 설치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관련된 움직임인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평양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대형 구조물이 등장했습니다.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9일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광장 연단 바로 앞에 전에 없던 흰색 물체가 포착됐습니다.
또 광장 북쪽의 내각종합청사 건물과 남쪽의 대외경제성 건물 인근에도 흰색 구조물들이 늘어선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흰색 구조물은 11일자 위성사진에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습니다.
광장 북쪽에 큰 정사각형 모양의 대형 구조물 2개가 확인됐고, 남쪽에는 광장 한 면을 모두 채울 만큼 긴 약 100m 길이의 흰색 대형 구조물이 정렬돼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곳은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릴 때 군악대 혹은 사람들이 서 있을 수 있도록 만든 연단이 있는 자리로, 그 바로 앞에 흰색 대형 구조물들을 쌓아 둔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한 9일 광장 연단 바로 앞에 있던 흰색 물체가 사라진 점으로 미뤄 무언가를 준비하기 위해 구조물 또는 장비를 옮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로서는 위성사진만으로 흰색 물체가 무엇인지, 또 어떤 용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과거에 중국이나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거나 열병식을 진행할 경우 김일성 광장에서 별도의 훈련을 실시하고 구조물을 설치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또한 주말이면 주민들을 동원해 빨간색 수술과 꽃 등으로 붉은 물결을 연출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곤 했습니다.
따라서 구조물 포착에 이어 조만간 붉은 색 인파의 모습이 뒤이어 나타날 것인지도 주목해볼 만한 움직임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6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평양 김일성 광장 곳곳에 흰색 대형 구조물이 식별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김일성 광장에는 가로 약 45m, 세로 약 80m 크기의 구조물이 설치됐으며, 약 일주일 동안 이 흰색 구조물들은 광장 곳곳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포착됐었습니다.
당시 북한이 열병식을 앞두고 예행 연습 차원에서 구조물을 설치하는 정황일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약 2주 뒤인 7월 27일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대표단 단장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이른바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열병식이나 대규모 인파를 동원한 행사를 앞두고 사전 연습을 시작하려는 것은 아닌지 주목됩니다.
앞서 러시아의 ‘베도모스티’ 신문은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몇 주 안에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이달 중에 순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통상 열병식을 앞두고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 공터에서 차량과 인원 등이 집결해 훈련하는 정황이 최소 한 달 전부터 포착돼 왔는데, 현재 관련 움직임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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