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을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의 거점으로 지목하는 내용의 보고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의 국익과 북한 정권의 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제재 이행 정도를 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해 북한이 중국 영해로 석탄과 모래 등을 불법 수출하며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공공연하게 위반한 정황이 최근 잇따라 공개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민간단체 합동군사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적어도 30척 이상의 북한 선박이 모두 175차례 중국 상하이에 드나들었고, 이 중 상당수가 북한 남포항으로부터 석탄 등을 옮겨와 하역했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선진국방연구센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3월과 8월 사이 중국에서 출발한 수백 척의 선박이 북한 해주만에서 모래를 채취해 중국으로 운반했다고 밝혔는데 석탄과 유류, 무기 등 지금까지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을 대북제재 위반의 거점으로 지목하는 보고서들이 잇따라 발표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과 북한이 최근 제재 회피에 독창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딘 쳉 선임연구원은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중국과 북한이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딘 쳉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가장 새로운 측면은 제재 회피에서 중국과 북한이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중국이 자국민과 북한의 정권 안정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제재 이행 정도를 결정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중국은 미북 관계가 악화돼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여길 때는 자국에 미치는 여파를 우려해 대북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보니 글레이저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고문

“제재 이행을 포함한 중국의 대북정책에서 최우선 순위는 한반도 전쟁을 막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을 막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세 번째 우선순위는 한반도에서 핵 무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너무 강하게 압박하면 정권의 붕괴를 가져오고 이는 중국에 위협이 된다는 두려움을 중국 정부가 갖고 있다며, 이것이 중국이 느슨한 제재 이행을 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 등으로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은 현 상황에서 더욱더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