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북 정제유 공급은 연간 50만 배럴 제한된 가운데 지난 1월 러시아가 북한에 2천 톤 넘는 정제유를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보고들은 실제 북한 수요에 크게 못 미치는데, 북한은 부족량 대부분을 불법 환적 등으로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보고한 지난 1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2천 65톤입니다.
러시아의 이 보고는 핵 미사일 개발 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2017년 유엔 안보리가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각국에 매달 공급량을 보고하게 한 조치에 따른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는 국가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뿐인데, 지난 2018년과 2019년 보고 내용을 계산하면 각각 38만 2천 배럴, 41만 8천 배럴로 한도인50만 배럴을 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실제 연간 필요한 양은 안보리 한도보다 10배가량 많은 5백만 배럴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면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해야 하지만 북한 내 기름값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해 30번에 걸쳐 공개한 북한 내 휘발유 1kg 약 1.4리터당 평균 가격은 북한 돈으로 1만 283원, 미화 약 1달러 11센트입니다.
2017년 12월 대북 결의 채택 후 몇 달 동안 2배가 넘는 1kg당 2만 원을 넘은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1만 3천 원을 넘지 않은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불법 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수입해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 전 세계은행 고문
“이 같은 현상은 불법 환적을 통한 정제유 확보가 북한의 중요한 수단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북한은 지속적으로 불법 환적을 통해 최소한 어느 정도의 수요를 충족시켰습니다.”
지난해 안보리 전문가 패널이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넉달 간 북한은 불법 환적을 통해 최대 1백만 배럴의 정제유를 사들였습니다.
정제유 불법 환적 외에도 중국의 ‘원유 공급’ 역시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북한에 공급되는 석유는 중국이 공급하는 원유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파이프로 북한에 공급되는데 이를 통해 디젤유와 항공 연료, 가솔린 등 모든 종류의 기름을 만들어 냅니다.
브라운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 2014년 이후 대북 원유 공급량 공개를돌연 중단했다면서 중국은 국제사회에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