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던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서 지난 두 달간 선박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석탄 수출로 매년 10억 달러 이상 벌어왔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가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한 뒤에도 계속 석탄을 수출했던 정황을 보였는데 이를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의 남포 석탄 항구를 촬영한 지난 8일 자 위성사진입니다.
북한의 대표 석탄 항구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선박이 한 척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동안 석탄을 취급하지 않은 것처럼 야적장 곳곳은 하얀 바닥까지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8월 중순부터 나타났습니다.
8월 이후 이곳을 드나든 선박은 1척에 불과했는데 그마저 보름 넘게 한 자리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돼 사실상 석탄 선적을 목적으로 하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남포 석탄 항구는 지난해에만 최소 71척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되는 등 선박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었습니다.
다만 올해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한 직후인 지난 1월 말부터 약 2개월 넘게 선박들이 사라지긴 했지만, 3월 말부터는 다시 움직임이 재개되면서 선박들의 입출항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한 ‘중간 보고서’에서 3월 말부터 5월 7일까지 적어도 32척의 선박이 남포 등에서 석탄을 싣고 출항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활발했던 남포 석탄 항구가 약 두 달간 텅 비어있는 모습이 관측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면서도 지난여름 발생한 ‘홍수’로 인해 석탄 광산이 물에 잠겼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홍수가 발생하면 광산은 쉽게 물에 잠기게 됩니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정말 재난입니다. 물을 퍼내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포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석탄 항구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또 다른 석탄 항구인 대안항 역시 9월 28일 선박 한 척이 정박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8월부터 이달 9일까지 선박 입출항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인근의 송림항도 이 기간 선박 세척이 정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역시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입니다.
북한은 제재 이전까지 석탄 수출로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등 석탄을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활용했습니다.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북한은 제재 이후에도 석탄 수출을 통해 지속적으로 외화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번 남포항 상황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