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선박들의 입출항이 끊겼던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 최근 다시 선박들이 드나들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집중 호우 등으로 북한 광산들이 침수 피해를 입어 북한의 석탄 관련 활동이 중단된 것으로 분석했는데 광산에서 다시 채굴 작업이 재개됐는지 또 석탄 불법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달 8일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약 15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입니다.
지난해 8월 이 항구를 드나들던 선박들의 운항이 끊긴 뒤 약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포착된 대형 선박입니다.
이후 이 항구에선 꾸준한 선박들의 움직임이 관측됐는데, 이런 식으로 지난달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이 항구를 드나든 선박은 최소 8척이었습니다.
선박들 대부분은 석탄을 적재하는 듯, 적재함의 덮개가 처음엔 닫혀 있다가 이후 열려 있었으며, 일부 선박의 적재함 속에는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체가 가득했습니다.
또 남포 석탄 항구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석탄이 오랜 기간 취급되지 않은 듯 회색 빛깔의 바닥을 드러내거나 다른 물체가 취급됐었는데 지난달부터는 계속 항구 전체가 검정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트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남포 석탄 항구 움직임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닉 한센 / 미국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
“이들 선박들이 석탄을 싣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항구의 색깔 변화도 보십시오. 작년에는 비로 석탄 가루가 씻겼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더 많은 석탄 더미를 이 일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당시 약 두 달간 석탄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이 끊긴 데 대해 지난여름 발생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광산이 침수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었습니다.
최경수 / 북한자원연구소장 (지난해 10월)
“지금 북한의 석탄 생산이 중단된 이유는 아마도 8월 달에 홍수,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있을 수 있고요. 비가 많이 오면 배수를 해야 되거든요. 배수를 해야 하는 정도가 침수가 얼마나 됐느냐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어서 제가 광산에 갔을 때 비가 많이 와서 배수하는 데 한 달까지 걸린 적도 있었고요.”
북한산 석탄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됐지만, 북한은 지난해 8월 이전까지만 해도 밀수출을 통해 석탄을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로 활용해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전년도인 2019년 북한이 불법으로 수출한 석탄이 370만 톤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 선박들이 불법 석탄 수출에 가담한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 자료 등을 공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