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열 달째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목사 가족이 북한 정부에 보내는 공개성명을 통해 조속한 석방을 요청했습니다. 임 목사 가족과 교회는 또 새롭게 출범한 트뤼도 캐나다 총리 정부가 임 목사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임현수 목사의 가족이 13일 북한 정부에 보내는 첫 공개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가족은 성명에서 임 목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열 달이 넘었다며 “북한 정부가 온정을 베풀어 임 목사를 석방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간청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억류 중에) 임 목사의 환갑 생일이 지났다”며, “임 목사가 사랑하는 가족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 가족은 임 목사를 몹시 그리워하며 집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기자회견에서 “임 목사가 밝힌 그릇된 행동에 대한 혐의 인정이 진심일지라도 북한 주민들을 섬기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20여 년 간 북한을 100회 이상 오가며 북한에 대규모 인도적 개발 지원을 해오다 올 1월 말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임 목사는 북한 당국이 지난 7월 30일 평양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북한의 최고존엄을 중상 모독했다고 말했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제가 저지른 가장 큰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한 것입니다.”
임 목사는 그러나 기자회견 뒤 눈물을 계속 닦아 진심이 아닌 강요에 의한 회견이란 의문을 갖게 했습니다.
교회 측은 당시 회견에 대한 성명에서 논박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북한 주민들을 향한 임 목사의 사랑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 교회 임시대책위원장인 표인근 장로입니다.
[녹취: 표인근 장로] "목사님이 지금까지 한 모든 활동들은 북한 주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이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북한 동포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100 차례 이상 오고 갔으며 임 목사님의 긍휼과 자비의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을 것이기에 저희들은 빠른 시간 내에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임 목사 가족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 정부가 (성탄과 새해 등) 연말연휴를 맞아 자비와 온정을 베풀어 임 목사를 석방해 주길 바란다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한편 임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캐나다 토론토의 큰빛교회와 가족은 이달 초 취임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외교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임 목사 구명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교회 대변인인 리사 박 목사는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5일 스태판 디옹 외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부가 계속 임 목사 사안을 중요하게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사 박 목사] “트뤼도 정부에게는 우리가 (임 목사) 사안과 관련해 여기까지 왔으니까 계속 모멘텀을 잃지 말고 북한과 대화하면서 임 목사님이 잘 풀려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부탁한 거죠.”
캐나다는 지난달 실시된 총선에서 야당인 자유당이 승리해 지난 4일 쥐스탱 트뤼도 새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출범했습니다.
임 목사의 가족과 교회 측은 서한에서 “새 자유당 정부가 임 목사의 조속한 석방과 귀환을 위한 모든 가능한 노력을 다해 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리사 박 목사 성명 대독] “We strenuously urge the new Liberal government to pursue all possible means to secure the immediate release……”
큰빛교회는 13일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트뤼도 총리와 디옹 장관 등 새 캐나다 내각이 계속 임 목사 석방을 최우선 사안으로 삼아 임 목사가 안전하고 조속히 가족과 지역사회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임현수 목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온정의 마음으로 많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리사 박 목사는 트뤼도 총리가 시리아 난민 2만5천 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인도적 사안에 관심이 있는 만큼 임 목사 석방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외무부의 프랑수아 라살 대변인은 1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캐나다 정부는 북한에 구금돼 있는 임 목사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영사담당 관리들이 임 목사 가족과 접촉하며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CNN’ 방송은 12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서울주재 캐나다대사관 외교관 2 명이 지난달 캐나다 추수감사절 (10월 12일) 후에 평양에서 북한 관리들과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뉴욕의 유엔주재 캐나다 관리들도 유엔 회의에서 별도로 북한 대표들을 비공식 접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큰빛교회 대변인인 리사 박 목사는 캐나다와 북한 외교관들의 접촉은 보수당 정부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자유당 정부가 계속 협상 의지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목사는 트뤼도 정부에 서한을 보낸 지 2주 가까이 됐지만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며, 반응 여부에 따라 석방 운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사 박 목사] “청원서와 관련해 If we don’t get a response….”
박 목사는 트뤼도 정부를 상대로 청원 운동을 새롭게 펼치고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임 목사 석방 노력에 관심을 촉구하는 행사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박 목사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임 목사의 소재를 밝히지 않고 있을 뿐아니라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영사 접견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