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미 ‘CNN 방송’이 전했습니다. 김 씨의 지인들은 ‘VOA’에 김 씨가 침례교 목사로 대북 활동을 벌였지만 어떤 사업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CNN 방송’은 11일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가 지난 10월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양 현지에서 북한 당국의 주선으로 김 씨를 인터뷰 한 이 방송은 김 씨에 대한 혐의가 간첩 행위라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62살인 김 씨는 미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 패어팩스에 거주했었으며, 2001년부터 중국 연길로 옮겨 북한 라선을 오가며 사업을 해왔습니다.
김 씨는 ‘CNN 방송’에 자신이 `한국 보수계’를 위해 간첩 활동을 했다며 군사기밀 등에 대한 사진을 촬영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김 씨의 억류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영사 담당 대변인은 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구금된 미국인들의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들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미국 정부의 꾸준한 노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외에 있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 보다 더 우선순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의 오랜 친구로 과거 10여 년 간 대북 활동 후원을 했던 버지니아 주의 박시몬 목사는 11일 ‘VOA’에 김 씨가 침례교계 목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시몬 목사] “제가 알기로는 침례 신학을 했는데 텍사스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거기서 (목사) 안수 받고 개척도 하고 그랬었어요.”
박 목사에 따르면 김 씨는 1980년대 미국에 이민해 자영업을 하다 아내와 헤어진 뒤 2001년 중국으로 건너 가 현지인과 재혼했고, 이후 대북 사업에 관여해 왔습니다.
박 목사는 김 씨가 가끔 미국에 와서 함께 북한 집회를 가졌지만 특정 교회나 후원단체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시몬 목사] “여기저기 연결돼서 일하는 친구가 아니고 미국에서는 방문하면 같이 저와 몇 일 있으면서 집회를 하고 조용히 (중국으로) 가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있다 갔거든요.”
박 목사는 방송 화면에 나온 김 씨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마르고 수척해 보였다며, 억류 뒤 고초를 많이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 목사는 김 씨가 북한을 자주 왕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4년 전에는 평양에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의아해 하기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대북 활동에 대한 견해 차로 현재는 협력이나 후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지인에 따르면 김동철 씨는 중국에서 재혼한 아내 사이에 아들 1명을 두었으며, ‘CNN 방송’이 전한 두 딸은 아내가 재혼 전에 낳은 딸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한 선교단체 대표는 11일 ‘VOA’에 “김 씨가 10여 년 전 북한 선교협력을 제의해 관심을 가졌었다”며 하지만 “사업 내용이 불분명하고 신뢰가 가지 않아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철 씨가 살았던 워싱턴 인근 패어팩스 카운티에는 10만여 명의 한인이 거주하지만 김 씨의 활동이 워낙 알려지지 않아 구명운동 조짐은 아직 없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지난 2014년 11월 케네스 배 씨와 매튜 토드 밀러 씨가 석방된 이후 김동철 씨가 처음입니다.
하지만 북한 관영 언론들은 아직 김동철 씨의 억류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현재 김 씨 외에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지난달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입니다.
또 한국인으로는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김정욱 선교사와 김국기, 최춘길 씨가 억류돼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