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의 아내가 처음으로 심정을 밝혔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억울하지만 임 목사가 북한 주민들을 위한 밀알로 쓰여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임현수 목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1년여 만에 가족이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임 목사의 아내 임금영 씨는 지난 19일 임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신도들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 편지에서 임 씨는 남편인 임 목사 억류에 대해 “인간적으로는 너무 억울하고 속상하고 화가 났지만, 하나님이 주신 믿음으로 지금은 정말 감사한 마음을 많이 갖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교회 뿐아니라 전세계 기독교인들과 무신론자들까지도 임 목사의 석방을 위해 기도하고 있고, 지금의 어수선한 한반도 상황을 보면 임 목사의 억류가 신이 계획한 필연적인 과정임을 확신하고 있다는 겁니다.
임 씨는 “지금의 남북한 상황을 보면 정말 겁이 날 정도로 어수선하다”며 “그러나 그 땅(북한)의 영혼을 생각한다면 어느 누군가가 밀알이 되어야 하는데 그 사람이 임 목사란 생각에 또 한번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기독교는 예수의 사망과 부활을 통해 인류가 구원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고 믿고 있으며, 신자들이 예수처럼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썩어 희생할 때 많은 열매가 맺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임 씨는 이런 이유 때문에 임 목사가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을 때도 “분명 (임 목사에게) 사명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펑펑 울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하나님이 임 목사를 강제적으로 몰아갔다는 사실에 자신은 순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어둠의 땅이지만 (임 목사가) 빛의 역할을 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신도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1997년부터 18년 간 북한을 100회 이상 드나들며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임 목사가 과거 북한 `고난의 행군' 시절 목격했던 것을 기독교인들에게 설명하는 육성입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고난의 행군 때) 전 백성이 다 식량 구하러 다니는 모습들이고 북한의 산들이 다 저렇게 민둥산인 게 대부분입니다. 이런 현실을 눈으로 봤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시작한 것이 식량 지원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임 목사는 그러나 지난해 1월 말 라선에서 평양으로 향하던 중 억류됐고 11개월 만인 12월 16일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입니다.
북한 당국은 임 목사가 미주 지역의 기독교 집회 중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민생을 우려하며 김정은정권의 붕괴가 얼마남지 않았다고 한 발언을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으로 여겨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외교부는 지난 18일 ‘VOA’에 캐나다 외교관들이 최근 임 목사를 방문했다며, 영사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