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5월에 열릴 7차 노동당 대회에 앞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최원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자신이 이를 수 차례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15일 미사일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핵탄두 폭발시험’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KCNA] “핵 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보다 높이기 위하여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하시면서…”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3일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며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쏠 수 있게 항시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9일엔 핵탄두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11일에는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 폭발시험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1인 독재체제인 북한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명령이나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수령제 국가에서 수령의 말은 곧 법이거든요. 말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자기 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제 갈 길 가겠다는 거겠죠. 일단 자기들이 목표한 핵 보유국으로서의 핵 능력은 충분히 고도화시킨 다음에 그것을 전제로 해서 협상을 하든 뭘 하든 하겠다는 거겠죠.”
실제로 북한은 언제든지 5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의 북한전문 매체인 ‘38 노스’는 지난 18일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북한이 당장이라도 5차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북한은 지도부의 결심에 따라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실험을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로 ‘핵무기 체계의 완성’을 꼽았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이후 6 차례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4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상당한 핵 능력을 습득했습니다. 다만 핵무기 소형화와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5차 핵실험을 통해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완성하려 한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래리 닉시 객원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He is ordering his scientists and technicians to speed up developing missile and nuclear warhead..”
한국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추가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핵무기 체계가 완성됐음을 과시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김진무] ”미국도 한국도 아직 소형화 기술이 안됐고, 탄두재진입 기술이 없다, ICBM 탄도미사일이 보유하지 못했다고 하니까, 젊은 김정은이, 그래 그럼 내가 보여주지 하는 것 아닌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실시 시기에 대해 닉시 연구원은 5월 초로 예정된 노동당 대회 무렵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닉시]”Nuclear test taking place around Party Congress..
김진무 박사도 5월 노동당 대회를 전후한 시기가 유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실질적으로 4월15일 할아버지 생일보다 당 대회가 자기 업적을 부각할 수 있는 시점이 핵실험 등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4월 말이나 5월 초가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전망해봅니다.”
반면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당 대회 이후 평화협정을 둘러싼 대화의 추이를 지켜 본 뒤에 핵실험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곽태환]”일단 당 대회를 거친 다음 중국이 제안한 비핵화, 평화체제 동시 논의를 보고, 미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결정할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이 정권의 명운을 건 도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제재 결의 2270 호를 채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중국이 평양에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해서 본격적으로 핵탄두 미사일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할 경우 중국이 상당히 곤란해지고 시진핑 정부가 북한에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유엔 안보리가 즉각 소집돼 한층 강화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