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숨진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가 최근 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미국 은행 3곳에 북한 관련 자금 2천여만 달러가 예치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북한 자신 몰수를 선언했던 웜비어 가족은 북한 선박에 이어 미국 은행에 있는 북한 자금도 회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관련 자금이 예치된 것으로 확인된 미국의 주요 은행은 현재 JP모건 체이스와 웰스 파고, 뉴욕 멜론 은행입니다.
이들 은행에 예치된 북한 자금은 대략 2천379만 달러.
JP모건 체이스 은행은 대북 제재법에 따라 미국 정부가 봉쇄한 북한 자산 1천757만 달러를 갖고 있고, 웰스파고 은행에는 대북 제재법 봉쇄 자금 294만 달러와 대량살상무기법 위반 자금 7만 달러 등 301만 달러가 있었습니다.
또 뉴욕 멜론 은행의 북한 자금 보유금은 321만 달러입니다.
은행들의 이런 내역은 북한 당국에 의해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며칠 만에 숨진 대학생 웜비어 씨 가족의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는 지난 8일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은행들이 보유한 북한 자산을 명시하면서 법원이 은행들에 관련 정보 공개 행위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연방법원은 11일 이 같은 웜비어 씨의 요청을 승인함에 따라 이들 은행들은 조만간 계좌 번호와 소유주 등 관련 정보를 웜비어 씨 측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웜비어 씨 부부는 지난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에 서한을 보내 북한 자산에 대한 열람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의회에 제출한 ‘테러범 자산 연례보고서’에서 2018년 기준으로 미국 내 북한 자산으로 모두 7천436만 달러를 봉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이 자산이 어떤 형태로 미국에 존재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웜비어 씨 측의 법원 문건을 통해 최소한 3개 은행의 자금은 확인된 셈입니다.
웜비어 씨 부부는 2018년 4월 아들 웜비어가 북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5억114만 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판결을 근거로 지난해에는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됐습니다.
신디 웜비어 / 오토 웜비어 어머니 (지난해 12월)
“북한에 보내는 내 메시지는 늘 그랬듯이 사람이 소중하고 오토 (웜비어)가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우리 아들을 절대로 잊지 못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웜비어 가족들은 북한 자산 압류와 의회 로비 활동 등 여러 수단을 통해 북한 정권을 압박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전 세계 북한 자산을 찾아내 몰수하겠다고 선언했던 웜비어 씨 가족들이 미국 내 북한 자금에 대해 소유권을 갖게 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