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소집해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핵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와 코로나바이러스 그리고 홍수피해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말 내놓은 이른바 ‘정면돌파전’에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정찬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내년 1월 노동당 대회를 소집하고 이 자리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을 결정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전원회의 후 공개한 결정서를 통해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치는데 따른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해 계획됐던 국가 경제의 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 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6년 추진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실패를 사실상 자인하면서, 5년마다 열기로 한 당대회를 4년 8개월 만에 소집하기로 한 것입니다.
또 직접 표현은 안 했지만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여파, 그리고 2년 연속 벌어진 홍수 피해 등을 경제 실패의 요인으로 돌렸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금 북한은 복합적인 위기에 처해 있고요. 대북 제재 국면의 장기화 그리고 코로나, 홍수 피해 큰물 피해라고 하는 복합적인 위기 국면이 조성이 돼 있고…”
북한은 이미 지난해 12월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 제재를 자력갱생으로 극복하자는 이른바 ‘정면돌파전’을 올해 국정 방향으로 정하고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오는 10월 10일을 결산일로 제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3중고를 겪으면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제난 속에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에 대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고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올 해 끝나지만 결국 목표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 당장 북한 나름대로의 정면돌파라고 하는 것이 실제 성과가 기대치만큼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
하지만 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국제사회의 경제적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력갱생만으로 국가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김진무 /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는다면 북한 경제는 절대로 성장할 수 없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데,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특히 미국이 북한 경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되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 경제는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
전원회의 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신임 내각 총리 등 당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김 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참배 행사에 불참하며 건강 이상설을 증폭시켰다가 지난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26기 행사 때 다시 참석했습니다.
북한이 발표한 8차 당대회 개최 시기는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이후 두 달가량 지난 시점입니다.
북한의 새로운 대미전략을 비롯한 중대한 외교적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정찬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