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 북한이 자연재해까지 겪으면서 농작물 피해 최소화는 국가의 존엄이 달린 문제라며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홍수와 태풍에 따른 농작물 수확량은 평년보다 30만 톤가량 감소해 올해도 식량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최근 집중 호우에 이은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지나고 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자 북한이 태풍 경보를 내렸습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자력부강, 자력번영을 위한 절실한 요구라면서 당의 권위와 국가의 존엄과 직결된 사업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일 피해 지역 시찰에 나서고 회의를 주재하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전하면서 추가 피해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 큰 피해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난해 태풍 링링보다 더 큰 것으로 추정된 가운데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 몇 주간 피해로 대략 30만 톤가량의 농작물 감소를 예상했습니다.
권태진 /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연구원장
“이번에 태풍 때문에 옥수수 같은 게 좀 쓰러진 것이 있을텐데 지난 번에 수해로 인한 벼 피해가 좀 있을 것 같아요. 지난 번 수해하고 이번 태풍 피해 다 합치면 25만 톤~ 30만 톤 정도까지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권 원장은 특히 수확 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태풍이 지나간 만큼 쓰러진 농작물에 대한 피해 복구도 어렵다면서 올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은 평년의 90% 수준으로 전망했습니다.
집중 호우 뒤 찾아오는 북한의 가을 식량난이 올해는 더 악화해 근래 들어 가장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31일 VO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조치로 북한의 교역량이 크게 감소되면서 북한 내 농업 활동에 큰 지장이 있었는데, 태풍 피해가 크지 않더라도 곡창지역에 집중된 이번 수해는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을 위태롭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이어 북한이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자력갱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6월 미국 농무부는 북한이 올해 연말까지 수입해야 할 쌀의 규모를 22만 톤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올해 도정 후 쌀 생산량은 1990년대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 때보다 적은 136만 톤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