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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무기 사용 임박' 보도에 "서방의 허언"..."우크라이나 대화 거부하면 군사작전 계속"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모스크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모스크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가 자국의 핵무기 사용 준비 움직임에 대한 외신 보도를 허언으로 규정하고, 관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4일 전화회견에서,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보도들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서방 정치인과 국가 원수들이 언론을 이용해 핵 관련 허언 기술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이에 관여할 뜻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하는 것에 관해서는 "현재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입장을 바꾸거나 차기 대통령이 국민 이익에 따라 입장을 바꾸길 기다릴 것"이라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가 전쟁을 종료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협상에는 쌍방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한다면 '특별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네 곳 친러 행정당국과 병합 조약을 맺은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서 "전체 영토에서 점령군을 몰아내고 우크라이나를 강화하는 것만이 평화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핵 장비 전담부서 열차 국경 이동"

최근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서방 매체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3일, 대형 화물열차가 신형 병력수송차량과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장면을 담은 친러 성향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의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폴란드의 국방 전문 분석가는 이 열차가 러시아 국방부에서 핵 장비 유지·관리와 수송, 관련 부대 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고 이 신문에 밝혔습니다.

영상 촬영 시점은 지난 주말이고, 장소는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방면 남향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사이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는 이야기입니다.

■ "'포세이돈' 탑재 잠수함 자취 감춰"

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는 북극해의 카라해 일원에서 러시아의 핵 어뢰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전날(2일)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지구 종말의 무기(doomsday weapon)'라고 불리는 '포세이돈' 시험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는 경고 첩보를 회원국과 동맹국들에 보냈습니다.

포세이돈은 100Mt(메가톤)급 전략 핵 어뢰입니다.

포세이돈을 탑재한 러시아 잠수함 K-329 '벨고로드'함이 북극해를 향해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는 4일, 벨고로드함이 7월까지 러시아 백해 기지에 정박해 있다가 최근 자취를 감췄다는 다수 보도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벨고로드함의 제원은 기밀이지만 핵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과 포세이돈을 최대 6~8기 탑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벨고로드함은 이같은 핵 공격 역량을 통해, 해안에서 1천600ft(약 488m) 규모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위 소식통은 러시아가 해당 해역에서 무력 시위를 통해 핵무기 사용 의지를 드러낼 수 있다고 라레푸블리카에 설명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에 접한 흑해에서 핵 어뢰 등 시험 발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러시아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저위력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더 타임스에 밝혔습니다.

■ 핵무기 사용 가능성 잇따라 언급

서방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가 실제로 핵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군 동원령을 발표하는 대국민연설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밝혔습니다.

이어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병합 주민투표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27일, '핵무기 사용 권리'를 내세웠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당시 소셜미디어에 올린 메시지에서 "러시아는 핵 군축 분야의 국가 정책 기본 원칙을 엄격히 따라 사전 규정한 경우, 필요하면 핵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전 규정한 경우'가 무엇인지에 관해 첫째, "우리나 동맹이 이러한 종류의 무기를 사용한 공격을 받는 경우", 그리고 둘째,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공격으로 우리 국가의 존립이 위협 받는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최근 이에 관해 직접 언급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1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요충지를 탈환하고 있는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수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저위력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라고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반이 러시아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 러시아 상원, 점령지 병합 조약 비준

러시아 연방 평의회(상원)가 4일 본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 병합 조약의 비준안을 만장일치 가결했습니다.

해당 비준안은 전날(3일) 국가 두마(하원)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바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병합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 비준 재가에 신속하게 서명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연방 평의회에서 푸틴 대통령의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헤르손과 도네츠크, 루한시크,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영토 4개 주를 병합하는 조약을 각 지역 친러 당국과 체결했습니다.

친러 당국이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주도한 주민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이 나왔다고 발표한 뒤, 러시아에 병합을 요청해 조약을 맺은 것입니다.

이후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2일, 해당 조약을 합헌으로 판결했습니다.

■ 자국 영토 주장...탈환 공세 '침략' 간주

조약 비준과 재가를 마쳐 병합을 위한 법적 절차를 완료해 해당 우크라이나 영토를 편입시킨 뒤, 러시아는 이들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공세를 자국 영토 침략으로 간주할 전망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병합 조약 체결식에서 "러시아에 4개 지역(헤르손·도네츠크·루한시크·자포리자)이 새로 생겼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땅을 지킬 것"이라고 연설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병합 조치를 비판하는 미국에 반박하며, 핵무기 사용을 언급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미국은 (2차대전 당시) 일본에 두 차례(히로시마·나가사키) 핵무기를 사용하는 선례를 남겼다"면서 "서방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외국인 모병 '특별 창구' 개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투입 병력을 늘리기 위해 외국인 모병 특별 창구를 개설했습니다.

러시아 내무부는 "러시아군 입대를 희망하는 외국인들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지원 신청을 받는 특별 창구를 내무부 지역별 사무소와 지역 여권·비자 서비스 기관에 개설했다"고 3일 국영 타스 통신에 밝혔습니다.

계약을 통해 러시아군에 합류하는 외국인은 간단한 절차를 거쳐 러시아 시민권을 받을 수 있고, 이런 혜택은 해당 외국인의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러시아 내무부 측은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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