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러 핵무기 사용 위협에 "'아마겟돈' 위험 최고조"...동원령 피해 러시아인 2명 미국 망명 신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처음으로 핵 '아마겟돈(Armageddon·종말적 대전쟁)'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6일 밝혔습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지난 1962년 핵탄두 탑재 가능한 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려는 소련의 움직임에 미국이 대응하면서 국제적인 위기가 고조됐던 사건을 말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6일)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상원선거대책위원회 리셉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근 언행에 관해 "내가 꽤 잘 아는 사람인데, 그가 전술핵이나 생물 무기 또는 화학 무기를 말할 때는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현재 전장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수세에 놓였기 때문에 핵 위협은 현실적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케네디 (전 대통령) 때인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우리는 아마겟돈의 전망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지금 직접적인 핵무기 사용 위협을 맞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아마겟돈으로 끝나지 않게 할 능력 같은 것은 없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경고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6일) "핵무기를 사용하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목숨을 보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면서 '선제 타격' 필요성까지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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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모든 수단 확실히 사용할 것"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부분 동원령을 발동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파괴 수단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리 영토가 위협받을 때 러시아와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확실히 사용할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같은달 30일,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헤르손, 자포리자 주 일원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병합 조약을 맺는 자리에서는 "러시아에 4개 지역이 새로 생겼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땅을 지킬 것"이라고 연설했습니다.

아울러 병합 조치를 비판하는 미국에 반박하며, 핵무기 사용을 언급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2차대전 당시) 일본에 두 차례(히로시마·나가사키) 핵무기를 사용하는 선례를 남겼다"면서 "서방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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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핵심 당국자들도 '핵무기 사용 권리'를 잇따라 내세웠습니다.

이어서 지난 1일에는, 러시아군의 수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저위력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라고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반이 러시아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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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A 국장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러시아의 핵 공격 우려와 관련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할 경우 상당히 위험해지고 무모해질 수 있다"고 3일 공개된 CBS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어서,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실질적인 징후는 없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대량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지만 저장고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탄두를 저장고에서 꺼내서 쏘기까지 한달여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감시망에 포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 매체들은 최근 러시아의 핵무기 이동 정황을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지난 3일, 핵무기 관련 장비를 실은 열차가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친러 텔레그램 채널의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는 북극해의 카라해 일원에서 러시아의 핵 어뢰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전날(2일)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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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보도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지구 종말의 무기(doomsday weapon)'라고 불리는 '포세이돈' 시험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는 경고 첩보를 회원국과 동맹국들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같은 보도에 관한 입장을 묻자, "서방 측이 핵 관련 허언 기술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난 4일 밝혔습니다.

■ 동원령 피해 러시아인 2명 미국 망명 신청

이런 가운데 러시아인 2명이 부분 동원령을 피해 미국 알래스카 주로 도피한 뒤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알래스카를 대표하는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실은 러시아인 2명이 강제 징집을 피하기 위해 망명 신청을 했다고 6일 밝혔습니다.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자들은 러시아 동부 해안을 떠나, 시베리아 추코트카 반도에서 약 36mi(58km) 떨어진 알래스카 갬벨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는 "러시아인 2명이 지난 4일 작은 보트를 타고 해변에 도착했다"고 사건 경위를 밝히고, "(망명) 심사를 위해 앵커리지로 이송됐다"고 덧붙습니다.

역시 알래스카를 대표하는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에 관해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원돼 싸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할 예비군 30만명을 징집하는 동원령을 지난달 21일 발동한 이후, 국외 이동하는 러시아인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